4G 경쟁 와이브로 초반 `판정승`

 와이브로가 4세대(G) 이동통신 초반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롱텀에벌루션(LTE)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를 내세워 대대적인 4G 마케팅을 펼치자 오히려 와이브로가 다시 조명받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KT 와이브로는 최근 통신업계 4G 마케팅이 가열되면서 하루 신규 가입자가 2000명 안팎으로 늘어났다. 크기를 줄이면서도 배터리 용량을 늘린 와이브로 수신기 ‘스트롱 에그’는 하루 판매량이 최근 1000대를 넘어섰다. 하루 1000대 판매량은 인기 스마트폰 판매실적과 맞먹는 수치다.

 지난 7월 출시된 국내 첫 와이브로 스마트폰 HTC ‘이보(EVO) 4G+’는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만대를 돌파했다. KT 관계자는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5만대가 넘으면 외산폰은 ‘대박’ 상품으로 분류된다”며 “불과 두 달 만에 기록해 웬만한 국산 스마트폰 실적을 앞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초 와이브로 누적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누적 가입자 10만명 증가 기간이 11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된 데 이어 최근에는 2개월 안팎으로 짧아질 정도다.

 LTE 진영은 생각보다 늦은 시장 반응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월 나란히 LTE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턱없이 적은 가입자 수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 LTE 가입자가 극히 드물자 용산·테크노마트 등 주요 휴대폰 유통가에서는 LTE 상품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사업자별 가입자 수가 수천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G 초반 경쟁에서 와이브로 압승은 4G 이용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이브로는 이미 전국망을 갖췄으나 LTE는 이제 겨우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와이브로 전용 단말기를 갖춘 반면에 LTE는 아직 수신 모뎀판매에 그치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현재 3G 이용자가 와이브로를 이용하려면 월 5000원만 부담하면 되는데 LTE는 3만원가량을 더 내야 한다”며 “인터넷 품질이 불안한 LTE를 비싼 가격에 이용하려는 소비자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용 스마트폰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달 말 LTE폰이 출시되기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대대적인 마케팅이 펼쳐지면 판세가 빠르게 역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브로 수신기·스마트폰 판매추이(단위: 대)

 

*자료 : KT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