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록스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극찬한 강사’ ‘펀드매니저 출신 인터넷 동영상 수학강사’
그를 붙어다니는 수식어는 끝이 없다. 바로 비영리 교육 동영상사이트 ‘칸(Khan) 아카데미’의 창업자 살만 칸이다. 그는 온라인 동영상 교육업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평을 받는다.
살만 칸이 개발한 학습 도우미 사이트 ‘칸 아카데미’(www.khanacademy.org)에는 2400여 개의 강의 동영상이 업로드 돼 있다. 사용료도 무료다. 하루 평균 7만명이 그의 강의를 듣고 있다. 2006년 개설 이후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오스트리아, 인도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18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직접 출연한 칸의 강의는 첨단장비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화식으로 이뤄지며, 장식이 전혀 없는 전자칠판에 차근차근 정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가 강의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의 강의가 유명해진 것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진행된다는 점 때문이다. 칸의 강의는 핵심만 압축적으로 정리해 15분 만에 강의를 끝낸다. 그러다 보니 미적분학 강의만 191개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주제별, 단계별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 등 친 사용자 환경으로 구성돼 있어서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유명세에 따라 LA지역 10개의 사립 및 공립학교가 가을학기부터 정규 교과과정에 칸 아카데미를 포함하기로 했다. 칸 아카데미 웹사이트는 강의 영상 시청(WATCH), 문제 연습(PRACTICE), 페이스 북을 통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코치(COACH) 등의 메뉴를 통해 이용자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영상 도서관에는 대수학(방정식) 산술 기하학 등이 단계별로 정리돼 있고 캘리포니아 표준 테스트도 업로드 돼있는 데다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기위해 치러야 하는 GMAT 수학도 별도로 만들어져서 입시뿐만 아니라 경영대학원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어렵게 보이도록 만들어서 어려워 보일 뿐 수학은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며 “칸 아카데미에는 수학을 숨기고 랩 가사를 따라 부르듯 핵심 이론을 매우 쉽게 설명해 놓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살만 칸은 인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뉴올리언스에서 줄곧 성장했다. 일찌감치 공부에 재능을 보였다. 그는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으며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는 수학 학사와 함께 전자공학, 컴퓨터 사이언스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칸은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이후 작은 규모의 ‘울 캐피털 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에서 일했고, 2008년 중반에는 직접 ‘칸 캐피털’이라는 헤지펀드를 운용하기도 했으나 금융위기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웠다.
칸의 동영상 강의는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칸은 2004년 보스턴에 살면서 뉴올리언스에 있는 7학년 조카 나디아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 칸은 이들을 모두 가르치게 되면서 결국 시간이 부족해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남긴 것이 칸아카데미의 시작이 됐다.
실리콘밸리 고속도로 인근의 목장주택에 사는 칸은 벽장을 개조해 수백달러 정도의 비디오 녹화장비만 갖추고 혼자 동영상을 만들고 있다. 칸은 사이트 유료화와 관련해 자신의 웹사이트에 “나는 이미 아름다운 아내와 재미있는 아들, 승용차 2대와 괜찮은 집이 있다”고 말하면서 유료화에는 관심이 없음을 강조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