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구글의 모바일 전략을 벤치마킹하며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당장 11월부터는 `바이두 이` 라는 모바일OS를 탑재한 자체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중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바이두가 공개한 것은 자체 개발한 모바일 검색 소프트웨어 플랫폼 ‘바이두 이(易, 쉽다는 의미)’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OS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마치 네이버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OS를 고친 뒤에 네이버폰을 자체 출시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앞서 로빈 리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3월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앞으로 3~5년 안에 1초 이내에 인터넷 검색창을 불어올 수 있는 새 OS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보다는 클라우드 기반의 구글 크롬OS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다.
그는 “현재 아이폰은 전원을 켠 후 45초가 지나서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전원을 켠지 1초만에 기기를 쓸 수 있고 웹 검색을 할 수 있는 OS가 우리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바이두 이’는 웹 검색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180GB 저장공간도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무제한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각종 개인 정보를 손쉽게 백업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장점으로 알려졌다.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인 바이두이 폰의 하드웨어는 델(Dell)이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두는 올해 초 샘플 시연에서는 HTC G5 형태의 단말기(사진)를 사용한 바 있다. 올 11월에 출시될 이 제품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참고로 구글의 초기 레퍼런스 폰은 HTC가 만들었으나, 넥서스S 등 최근 제품들은 삼성이 도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시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바이두는 중국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 20% 미만인 구글에 압도적인 차이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검색시장 점유율은 35%에 불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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