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응급의료IT체계 현장서는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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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축한 공공 응급의료 정보시스템이 정작 촌각을 다투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관별로 구축된 공공 응급의료 정보시스템이 서로 연동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 때문이다.

 6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소방방재청, 응급의료정보센터, 국립중앙의료원 등 각기 구축한 응급의료 정보시스템들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면서 응급환자 처리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정보시스템은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대형병원들과도 연동되지 않는다.

 현재 공공 응급의료 정보시스템은 119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방방재청 출동시스템과 긴급구조활동시스템이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소방본부도 이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밖에도 긴급출동 및 긴급구조 목적보다는 1339서비스를 통해 긴급의료처치 등을 주로 상담하는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정보센터는 응급의료정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진료정보시스템과 이송정보시스템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시스템 간 유기적인 연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339에 전화를 걸어 응급환자 처치 요청을 하면 119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정보시스템 연동이 안 돼 이용자는 처치 요청을 1339와 119에 반복 설명해야 한다. 1339서비스를 제공하는 응급의료정보센터에 상담시스템이 구축돼 요청사항이 녹음되지만, 데이터가 119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응급의료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병원정보시스템도 소방방재청 및 소방본부 정보시스템과 연동되지 않는다. 응급환자 이송 이후 치료 관련 데이터도 각기 개별적으로 보관돼 119 구급차는 이송 이후 데이터를 분석, 활용할 수 없다.

 유일하게 소방방재청 시스템과 연동된 국립중앙의료원 이송정보시스템 역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송정보시스템은 각 지자체 소방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동돼 있다. 그러나 정보시스템이 응급현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설계돼 구급대원들 대부분이 활용을 꺼리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응급현장은 구급차에 부착된 이송정보시스템 단말기를 통해 병원 응급실 정보를 직접 찾을 만큼 여유스럽지 못하다”면서 “현재 단말기는 구급차 내비게이션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구급차에는 서울은 3명, 지방은 2명의 담당자가 탑승하기 때문에 한 명은 운전을, 한 명을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이송정보망 단말기를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또 이 관계자는 “시스템이 노후화 돼 속도가 많이 느려 오히려 무전기로 상황실에 연락해 응급실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덧붙였다.

 기관별 정보시스템에 들어 있는 데이터 품질도 문제다. 응급의료 현장이 열악하다 보니 대부분 직접 현장에서 데이터를 입력하기 보다는 수작업으로 기록하게 된다. 이송 후 병원에서도 응급상황이다 보니 처치 후 데이터를 입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당부분 데이터가 누락되거나 잘못 기입된다.

 119구조대 관계자는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현장에서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를 믿고 움직일 수는 없다”면서 “차라리 개인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전했다. 한 대학병원 의과대학 교수는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응급의료 서비스 체계를 갖추기 위해 119와 1339 통합, 단일화 된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응급의료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국내 공공 응급의료체계 정보시스템 현황

자료:각 기관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