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인을 흉기로 찌른 뒤 도주해 공개 수배중인 `유명 블로거`가 황덕하(52)씨로 알려진 가운데, 그가 운영했던 블로그 내용과 달리 실제로는 가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오전 온라인에 수원남부경찰서장 명의의 ‘살인사건 용의자 수배’ 전단지 이미지가 올라왔다. 황씨의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는 일부 네티즌들이 이미지에 있는 용의자의 얼굴을 알아봤고, 결국 황씨가 블로그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운영하고 있는 황덕하씨인 것이 확인됐다.
황덕하씨는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잘나가는 인권변호사’로 알려졌었다. 심지어 그는 블로그를 통해 법률 상담을 도맡았던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주요 집회-시위 현장에도 늘 모습을 비췄고, 이 결과 황씨의 블로그에는 160만명이 넘는 방문자를 기록하며 유명블로거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황씨는 전문대 졸업 후 부동산 사업을 하다 10년 전부터 법무사 시험을 준비하며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쌓은 얕은 지식으로 블로그를 개설한 뒤, 자신이 마치 인권변호사인 것처럼 행동하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글을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블로그에 올렸다.
현재 수원남부경찰서 강력1팀에서 수사 중인 황 씨 사건 내용은 더 잔혹하다. 지난 7월7일 오후 7시 30분쯤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자신의 부모 집에서 2년전 이혼한 전 부인 최모 씨(52ㆍ여)에게 재결합을 거절당하자 준비해 간 흉기로 6차례나 찔러 숨지게 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과 고시원에 은둔했을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황씨의 블로그 슈뢰딩거의 고양이( http://blog.daum.net/sequncetodispersion )에는 현재 살인 혐의로 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안 일부 네티즌들이 몰리면서 악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황씨 블로그의 마지막 글은 7월 5일자 게시물과 방명록에는 "살인마 블로그" "지명수배중인 사람" 이라며 인터넷 유명인사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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