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된 수평적 소통 환경으로 관리주의 탈피하라!’
내년부터 삼성 임직원은 세계 어디로 출장을 가더라도 인터넷 기반으로 사업장 간 무료 통화가 가능해진다. 통신비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 해외 출장지에서도 노트북PC·스마트패드(태블릿PC)를 이용해 마치 사무실에서 일 처리하듯 업무를 할 수 있다. 본사와 그룹 해외 사업장 전체를 단일 통화권으로 묶는 글로벌 유무선통합(FMC) 서비스 덕분이다.
FMC는 휴대폰에서 유·무선전화 통합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더 나아가 통합커뮤니케이션(UC)을 통해 메신저·영상회의 등 다양한 협업 툴과 결합돼 언제·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글로벌 사업장 어디서나 자기 번호로 통화하고, 회사로 걸려온 전화를 스마트폰으로 수신해 영상회의를 하거나, 메신저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동 중에 마이싱글, 글로벌 전사자원관리(ERP) 등 업무 시스템 사용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러한 스마트 네트워킹 혁신 노력은 개방된 기업 문화로 탈바꿈 의지와 맞물려 있다”면서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가 혁신 기업을 이끄는 탈추격형 전략의 핵심인 ‘창조의 삼성’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는 삼성의 네트워킹 혁신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 하반기 삼성그룹은 표준 글로벌 ERP 시스템을 전 그룹사에 확산하고 있다. 같은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통해 삼성전자 이외 계열사의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는 것이 핵심 기치다.
글로벌 ERP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해외 법인의 시스템이 본사를 기준으로 통합 운영된다는 것. 표준화된 데이터와 프로세스로 내부 네트워킹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전 계열사가 세계 모든 사업장의 재고와 생산 현황도 본사에서 파악할 수 있고, 이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실시간 소통이 이뤄지는 협업을 위한 기반이 된다.
삼성은 이제 통합된 ERP·SCM 등 핵심 업무 시스템을 모바일 기기와 연계해 ‘스마트 네트워킹’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차기 목표다. 올해 삼성전자, 삼성토탈, 제일모직 등 삼성그룹 내부에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업무 네트워킹은 전방위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웨어 등 기본적 업무를 모바일로 구현하고 있으나 통합 생산관리시스템(MES)·SCM 시스템 등 공통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 기기로 적극 활용해 모바일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몰고 온 소통 방식의 새 바람도 거세다.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기업용 SNS를 개설, 소비자와 소통 채널을 넓히고 있다. 공식적 입장이 밝혀지기도 하는 삼성전자 블로그는 개설 500여일 만에 지난 8월 말 현재 방문객 300만명을 돌파하면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업 내부 네트워킹을 위한 ‘임직원용 SNS’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그룹내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른 제일기획의 웹-모바일 연계 SNS 모델 ‘아이퍼브(i-pub)’와 ‘아이모바일(i-mobile)’이 대표적 예다. 실명을 밝히지 않고도 제안 사항에 자유롭게 댓글을 달 수 있고 서로 상을 줄 수 있어 ‘움직이는 아이디어 공장’으로 불린다. 팀장 그룹 등에 단체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그룹 메시징 기능도 갖췄다.
이 SNS를 기획한 제일기획 관계자는 “모두가 참여해 하나의 아이디어 완성도가 몇 백배로 향상될 수 있다”면서 “신입사원은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길 원하는 가운데 기업의 소통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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