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수 혹은 합병을 하는 이유는 매출 극대화와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다. 대등한 기업끼리의 동등 합병은 위험분산, 비용절감, 시장 점유율 방어 등이 목적이다. 또 압도적인 가입자 확보, 빠른 성장, 현금 유동성, 세금 절약, 과도한 부채 삭감도 합병의 이유에서 제외할 수 없다. 신선하고 재능있고 인정받는 기술로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싶은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컨설팅업체 AT커니 조사에 따르면 인수·합병 4건 가운데 3건은 실패한 사례로 기록된다. 미국의 경우 M&A 대상 가운데 15%만이 성사된다.
M&A를 통해 성장에 다가가고, 성공적인 M&A를 달성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일까.
IBM GBS, 액센츄어, 삼일PWC, 언스트앤영, 삼정 KPMG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M&A시 인적자원 관리의 중요성을 첫손에 꼽았다.
◇통합 이전 리더십 중요=많은 경우 인수·합병에 있어서 인적자원과 의사소통의 문제는 우선 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밀려나 있다. 다른 요소를 핵심 요소로 간주하는 반면에 인적자원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통합 이전과 이후 마무리까지 인적자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M&A를 달성하기 어렵다.
통합 이전 중요한 것은 통합을 지휘하는 CEO다. 시스코의 M&A팀장인 마이클 볼피는 수십 건에 이르는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마무리해 오늘날의 시스코를 존재하게 했다. 삼일PWC는 “M&A 실패의 한 원인은 이를 진행하는 모든 단계에 집중할 수 있는 리더십 부재에 기인한다”며 “많은 CEO가 잠재적인 문화 차이 등 인적자원 문제를 겉치레로 생각하다가 나중에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고 경고했다.
통합 단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적자원 문제는 뛰어난 통합 매니저를 선정하는 것이다.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 의사소통자, 관계 설정자, 팀 리더, 심판관과 조정자 역할을 모두 담당해야 한다. 또 통합 매니저는 M&A로 인해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두 번째는 합병 기업의 리더를 선발하는 것이다. 합병 주도 기업의 리더십이 부재하거나 분명하지 않으면 합병의 결과는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 합병 기업의 구조조정은 조기에, 빨리, 그리고 단번에 끝나야 한다.
◇통합 이후 인력관리도=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면 다음으로 리더십과 스탭 선발, 구조 창조 및 평가, 기업 간 문화 혼합, 주주 만족 등을 해결해야 한다.
통합이 모양을 갖춰감에 따라 조정, 고착화, 화합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 문제는 상대적으로 동등한 기업끼리의 합병인가, 분리 합병인가, 포괄 인수합병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대등한 기업끼리의 합병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경우 합병계약 성사 이후 크라이슬러그룹 내에 리더십이 여러 번 바뀌는 진통을 겪으면서 2년이 넘어서야 정착됐다.
언스트앤영은 “M&A의 경험이 있는 기업의 사례를 볼 때 인적자원과 관련, 3가지가 중요하다”며 “첫째, 핵심 근로자들과 협상하고, 피합병업체의 고위 간부들이 스톡옵션 행사 과정에서 막대한 금액을 챙긴 후 이탈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둘째, 합병 후 남아있는 기존 근로자들에게 보너스를 줘야 한다. 셋째, 근로자 협약을 체결해야 함은 몰론, 이메일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루머를 차단하고 근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BM GBS는 “대다수 M&A 시도는 분명한 목표 부재로 인해 실패하기 쉽다”며 “실패의 요인을 추적하면 대개가 인적자원 문제로 귀결돼 결국 기업들은 인적자원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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