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팔고보자`…코스피 1,810대 후퇴

추석연휴 G7회의, 유럽시장 지표에 경계심리 커

코스피 지수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30포인트 이상 뒷걸음질 했다.

노출된 호재보다는 추석 연휴와 그 이후의 대외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일단 주식을 팔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3.71포인트(1.83%) 급락한 1,812.93에 장을 마쳤다.

오바마 대통령이 예상 수준(3천억달러)보다 많은 4천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스피는 잠시 하락폭을 줄이다 이내 낙폭을 확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부양책에 대한 공화당 반응과 다음주 중반 의회 통과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후반부로 가면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추석 연휴인 9~10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공조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의 실망이 커질 수 있다.

연휴 기간 그리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유로화 베이시스 스와프 등 유럽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양책 발표에도 외국인은 변함없이 주식을 팔았다. 이날 순매도 금액은 1천100억원으로 6거래일 연속으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연기금이 1천51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다.

기관 전체로는 392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ㆍ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전체적으로 2천796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유가증권시장 내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은행업종이 -3.79%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철강과 운수창고, 운수장비, 전기가스, 금융, 통신업 등이 2% 넘게 떨어졌다.

전날 유상증자 공포에 폭락했던 증권주는 하락세가 진정됐다.

증권업종 지수는 0.3% 내렸으나 키움증권은 4.4% 급등했다.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등은 1%가량 상승했다. 증권주 중 대우증권의 하락폭(-4.7%)이 가장 컸다.

대만 D램 업체들의 감산 소식에 하이닉스는 3.1% 올랐으나 삼성전자는 2.3%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36포인트(0.92%) 내린 470.94로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20원 오른 1,077.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