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에코 기술에 사활 건 전자기업들](https://img.etnews.com/photonews/1109/110920045639_2019634855_b.gif)
이달 초 독일 베를린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IFA 2011’에서도 친환경 에코 기술은 단연 핵심 이슈였다. 글로벌 전자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고효율 친환경 제품을 전시했고 영향력 있는 업계 지도자들 역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바빴다. 에코기술 없는 전자제품은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IFA는 친환경 기술 경연장=IFA는 전자업체들이 얼마나 친환경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각종 첨단 에코기술을 장착한 전자제품들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IFA 기간 동안 ‘버블 드럼세탁기’를 선보였다. 이 세탁기는 유럽 기준보다 70%나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획기적인 ‘버블 세탁기술’을 채택한 제품이다. 독일 소비자평가기관 엠포리오는 이 세탁기에 대해 “세탁력·저절전·사용편리성 면에서 우수(good)하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IFA에서 프리미엄 냉장고 ‘콤비’를 공개했다. 자체 친환경 기술 ‘리니어 컴프레서’를 적용해 전력소비를 60%나 줄인 제품이다. 유럽 최고 에너지효율등급 ‘A+++’를 획득했다. 역시 ‘A+++’ 등급 받은 ‘빅인’ 드럼세탁기는 일반 제품보다 에너지 효율이 20% 높다. 독일 명품가전업체 밀레는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세탁기와 의류건조기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전자업계 수장들도 잇따라 친환경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수미 마사키 도시바 수석부사장은 “친환경 저전력 IT제품에 주력하면서 가전과 에너지의 새로운 공생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회장도 “태양열과 물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가전제품이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친환경 기술 개발현황=지난해 5월 시작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녹색기술인증은 9월 현재 382개의 인증기술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3분의 1(121개)이 ‘그린IT’ 관련 기술일 정도로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그린IT 주요 기술로는 LED패키지 및 정보통신, 가전, 반도체, 친환경 초절전 LCD, IT기기 에너지 절감 솔루션, 그린컴퓨팅 하드웨어기술, 지능형 에너지 절감용 USN 시스템, 홈네트워크 등이다.
절전형 스마트가전 특허출원 건수는 2007년 12개에서 2008년 31개로 크게 늘어난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에서 각 전자업체들은 불꽃 튀는 친환경 기술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6년 이후 경영·제품·공정·사업장·지역사회의 5대 녹색화 사업을 통해 경영 전반에 걸친 친환경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04년 제품환경팀을 신설, 친환경 제품 개발, 보급을 확대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2010년 기준으로 총 2210개 모델의 환경마크 인증을 취득했으며 이미 기술 일부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 양문형 냉장고 ‘지펠 그랑데스타일 840’은 단열 성능이 기존 우레탄 단열재의 7배인 진공단열재와 고효율 압축기를 사용해 소비전력을 줄였다.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은 온도에 따라 10~160%까지 압축기 운전을 스스로 조절하고 0.1도의 미세한 온도조절을 하는 스마트 인버터를 채용해 전력 소모를 줄였다. 스스로 운전을 조절하는 ‘스마트 인버터’를 채택해 전기를 87%까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고효율 가전제품을 활용한 탄소배출권 사업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전력 사용량을 낮춘 만큼 탄소배출권으로 되돌려 받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 대한 인도 정부의 허가도 취득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고효율 가전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LG전자 LED, LCD 모니터는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광시야각, 고효율 저전력 소모를 자랑한다. LG 고유의 LED 그린에너지 세이빙 기술을 적용, 기존 LCD 모니터 대비 전력 소모량을 최대 40%까지 낮췄다.
LG전자의 데스크형 정수기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으로 기존대비 전력 사용량이 30% 감소한 월 27.6㎾h 수준으로 전기료를 절약해 준다. 절전모드까지 적용하면 10% 가량 추가 감소돼 최대 40%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웅진코웨이도 7월 초 친환경 무전원 초소형 정수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특징은 전력소비가없는 ‘무전원’ 방식이라는 점이다. 온수 사용량이 일반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신혼부부와 싱글족을 위해 온수기능과 전기장치를 없애 전력이 없이도 깨끗한 정수기 물을 마실 수 있게 했다.
◇미래 친환경 기술 전망=글로벌 환경규제가 크게 늘면서 이 장벽을 넘기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전 세계 다자간 환경협약은 221개이고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입한 것은 46개로 파악된다.
지난해부터 EU에서 시행하고 있는 ‘TV 에코디자인 지침’은 대기모드 전력 소비량을 1W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행되는 절전형 TV 규제도 2013년까지 전력효율을 49% 향상시킨 경우에만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도 올해부터 폐기 전자제품 회수처리 관리를 시행하고 유해물질 함량과 회수처리 시 주의사항을 표기토록 하고 있다.
미래 친환경 기술의 또 다른 축은 스마트그리드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그리드와 연계한 스마트 가전 시장이 2015년 1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기술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력 소비가 많은 대형 가전기기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