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3조원→내년 21조원 축소 논의
4대강 사업 마무리 여파..공공공사 물량 감소 우려
내년 국토해양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건설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SOC 예산 감소는 곧 공공공사 물량 축소로 이어져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내년 국토부의 SOC 예산이 21조원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국토부 SOC 예산인 23조1천억원에 비해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SOC 예산은 2009년 24조2천억원에서 지난해 23조8천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내년 SOC 예산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올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준설ㆍ보(洑) 공사가 상당부분 마무리되면서 내년 이후 사업비 투입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4대강 예산은 올해 3조800억원에서 내년에는 3천200억원으로 2조7천600억원이나 줄어든다. 이에 따라 올해 5조원이 넘던 수자원 예산도 내년에는 3조원 미만으로 감소한다.
다만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4대강 지류ㆍ지천 사업 예산이 올해(1조1천억원)보다 약간 늘어난 `1조2천억원+α`선에서 논의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4대강 지류ㆍ지천은 신규 사업이 아니라 매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추진해온 하천정비사업"이라며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지류ㆍ지천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청와대 논의과정에서 예산이 약간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로(올해 7조2천489억원), 철도(4조4천338억원), 항공ㆍ공항(679억원), 산업단지(9천811억원) 등 나머지 SOC 예산은 대체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내년 SOC 예산 총액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건설업계는 당장 `설상가상` 이라며 볼멘 소리다.
건설사들은 건설경기가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예산 감소가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방 건설시장은 공공공사 물량 감소가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건설투자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건설투자 감소는 지방경제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연쇄부도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공공사의 공기 지연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예산 감축은 공공건설현장의 공기를 지연시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 대선과 총선 등 양대 선거를 앞두고 `민심 달래기용` 예산을 확보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예산 증액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SOC 예산을 최소 22조원 선에 맞추기 위해 예산 당국을 설득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공공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내년 SOC 예산이 최소 22조원 이상은 돼야 한다"며 "침체된 건설경기 회복과 중소건설사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서도 SOC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