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 인수자측에 성큼…성사가능성 커졌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연내 새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주주협의회 등 채권단이 인수자 측에 성큼 다가섬으로써 걸림돌이었던 구주·신주 비율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 됐고 향후 협상에서도 매각 성사에 우선을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신·구주 매각구조를 14대 6으로 정했으며 다음달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1월중에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확실한 가이드라인과 일정이 제시되기는 역대 매각 추진 사례에 있어서도 처음이며 채권단의 확고한 성사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채권단은 “주식관리협의회가 보유중인 구주 매각의 증대 보다는 신주발행 비중을 높임으로써 신규자금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및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자가 하이닉스 인수 후 시설투자에 대한 자금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과 STX도 이 같은 상황 변화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인수의향자 쪽으로 많이 다가선 안이다. 지혜로운 선택을 한 것”이라며 “구주 비율을 낮춘 것은 이 가격에 팔기 싫다는 뜻도 된다. 나중에 가격이 좋아지면 시장에서도 팔수 있는 것이고 굳이 이 시점에 다 팔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수 이후 더 좋아질 것이란 확신과 IT 경기 급반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두 차례나 신뢰감 잃은 행보로 비난을 받았던 채권단의 핵심인 외환은행 측도 이번엔 성사 쪽에 무게가 실렸음을 분명히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매각 안내서 작성 때 주안점을 둘 부문이 딜(deal)을 꼭 끝내자는 것”이라며 “매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구주 프리미엄에 대해선 공이 인수자측으로 넘어온 분위기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발표자료 상으로 신주 비중이 높긴 하지만) 구주 프리미엄이야 당연히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입찰자들이 알아서 잘 쓰고 그것에 따라 평가하는 수순이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외국인 지분율과 관련해선 국가 전략산업 특성상 재무적투자 외에 총 49%를 넘어설 수는 없을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박창규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