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와 오라클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밝혀 우리나라가 아시아 지역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IBM은 이미 송도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아마존도 국내 시장에 데이터센터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1순위 지역으로 떠오른 이유는 아시아에서 클라우드 시장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본지가 지난 1월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투자 1순위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꼽은 바 있다. 모바일 기기 사용의 급격한 확산도 클라우드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없다는 점도 글로벌 기업들에게 투자 가치를 상승시킨 요인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서비스형 인프라(IaaS) 중심의 초기 클라우드 서비스 단계에 머물러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선투자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입지 조건에 대한 평가가 개선된 것도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까지만도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은 일본과 싱가포르에 집중됐다. 그러나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정성이 중요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입지 조건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진출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 LG, 현대기아차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많다는 점도 글로벌 기업들에겐 솔깃하다. 국내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이들을 클라우드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안심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서비스 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클라우드 센터 구축 계획을 밝힌 오라클은 내년 말까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전용 센터를 구축한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미셀 반 우든버그 오라클 부사장은 “많은 기업 고객들이 고객정보나 영업 데이터를 해외 지역 데이터센터에 저장하는 것을 꺼린다”면서 “한국 고객들은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도는 높은데 이를 지원해줄 서비스가 부족해 한국 내 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도 급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64개국에 1450여개 데이터 센터가 세워졌다. 세계 시장규모도 지난해 9610억 달러(약 1040조원)에서 오는 2014년 2조5480억 달러로, 국내도 1095억원에서 2014년 3434억원으로 성장하는 등 당분간 데이터센터 구축 열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강병준, 성현희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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