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국내 대표적 혁신 CIO 4인

[창간특집]국내 대표적 혁신 CIO 4인

 기업 경쟁력 필수 요소로 정보화가 대두되면서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 CIO는 과거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정보기술(IT)을 활용, 전사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기 위해서는 CIO도 O(Open)·N(Networking)·E(Eco)·I(Innovation)·T(Trust) 역량을 갖춰야 한다. 국내 CIO 중 ONEIT573를 통해 기업 혁신에 나서는 CIO는 누굴까.

 

 국내 CIO는 공공·금융·통신·제조·물류·유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관 및 기업에서 존재하고 있다. 이 중 금융 및 통신 분야를 비롯해 일부 대기업에서는 CIO 제도가 도입된 지 오래됐다. 그만큼 CIO에 대한 위상도 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CIO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CIO 스스로 혁신 전문가가 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업 혁신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혁신 CIO로 △조봉한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현신균 LG디스플레이 전무 △강재화 국토해양부 정보화통계담당관 △박원기 NHN비즈니스플랫폼 IT서비스본부장을 꼽는다.

 ◇기술·비즈니스로 금융을 혁신하는 조봉한 부사장=금융권은 CIO 제도가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된 분야다. 은행·증권·보험 등 대부분 금융회사들은 내부에 CIO 제도를 두고 있다. 금융권 CIO 중 대표적인 혁신 CIO는 조봉한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이다. 조 부사장은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필립스, 오라클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IT기업에서 근무했다.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팀장 및 신기술팀장(CT785O)으로 발탁되면서 귀국했다. 하나은행 CIO로 전격 영입돼 만 39세 나이에 은행 최연소 임원 및 CIO 대열에 올랐다. 하나아이앤에스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CIO를 ‘CEO의 파트너이자 조력자’라고 개념 짓는다. 기업 CEO는 항상 운영 효율성과 혁신을 고민하는데 이 과정에서 CEO가 맞닥뜨리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CIO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CIO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 부사장은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글로벌 IT기업에서 개발자로 근무했고 하나은행에 합류하기 전에는 국민은행 CTO를 지냈다. 그는 CIO로서 갖춰야 할 여러 자질 가운데 기술적 배경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과거 하나은행이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과감하게 시스템 기반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한 것도 그래서 가능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금융그룹 IT부문을 총괄하는 조 부사장은 오래 전부터 효율적인 IT투자 중요성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은행은 5억원, 계열사는 2억원 이상 IT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최종 의사결정을 지주사 IT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이뤄지게 했다, 하나은행은 정보전략위원회가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궁극적으로는 하나아이앤에스가 금융그룹 IT 투자 및 운영 효율화를 담당하게 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금융지주사 정보전략팀 기능을 흡수하는 등 그룹 전체를 지원하는 셰어드서비스센터(SSC)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있다.

 ◇IT기반의 전사 혁신 달인, 현신균 전무=제조업은 금융권보다 CIO제도 도입이 늦었다. 그러나 생산 혁신이 기업 경쟁력의 키워드로 등장하면서 CIO 역할이 커지고 있다. 제조업에서 가장 혁신적 CIO로는 현신균 LG디스플레이 전무가 손꼽힌다.

 현 전무는 지난해 7월 LG디스플레이 업무혁신센터장에 취임했다. 현 전무는 정통 혁신 전문가다.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까지 액센츄어, IBM, 딜로이트컨설팅, AT커니 등에서 전략적 IT컨설팅, 금융 컨설팅, IT·프로세스 혁신 컨설팅 등을 수행했다. 2004~2005년 국민은행에서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담당 부장으로도 일했다.

  현 전무는 ‘기업은 일관된 프로세스에 따라 운영되는 곳’이라는 전제 아래 모든 혁신을 시작한다. 기업이 갖고 있는 어떤 프로세스도 영원히 완벽할 수는 없는 만큼 항상 혁신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모든 기업은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 가장 유용한 도구는 ‘정보기술(IT)’이다.” 현 전문의 기본 생각이다.

 현 전무는 지속적인 혁신이 기업 성공 열쇠라고 말한다. 혁신의 중요성을 반영해 LG디스플레이는 현 전무 취임에 맞춰 업무혁신센터를 신설했다. 당초 업무혁신담당 형태로 돼 있던 조직을 센터로 격상했다. 업무혁신센터는 IT 인프라를 기획·개발·운영하는 전통적인 IT부서 역할과 전사 혁신을 주도한다. 업무혁신센터는 현업 부서가 혁신 그림을 쉽고 명확하게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혁신 지향점을 명확하게 수립하고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혁신 비전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드림 오피스 △드림 팹(fab) △드림 마케팅 3대 테마를 정했다. 이들 테마를 구현하는 수백여 가지 세부 과제는 더욱 명확하다. 정확하게 과제를 적시해 직원들이 공감대를 느끼도록 했다. 드림오피스는 업무 효율화라는 주제 아래 ‘불필요한 일 제거하기’ ‘창의적인 일 만들기’ 등의 세부 과제가 있다.

 IT는 혁신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툴(tool)’이라는 게 현 전무 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IT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회사는 드림오피스 일환으로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꿈의 사무환경 만들기’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 EA 대표적 인물, 강재화 담당관=대국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공공분야도 정보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직은 CIO라는 제도가 확고하게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지만 CIO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강재화 국토해양부 정보화통계담당관은 우리나라 공공 전사아키텍처(EA) 대표 인물이다. EA를 통한 공공정보화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강 담당관은 범정부 EA는 가능한 최소한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976년부터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에서 정보화를 담당해온 강 담당관은 범정부 EA는 범국가 차원 기본 계획에 따라 부처 간 정보화에 대해 논의하고 중복투자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만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너무 지나치게 부처 정보화에 개입한다면 당초 취지를 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

 강 담당관은 정부부처 정보화는 물론이고 EA 분야 전문가다. ‘조직의 ITA·EA 기능이 IT거버넌스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옛 해양수산부 정보화담당관 시절 시스템 기획부터, 구축, 활용, 유지보수까지 효율적인 환류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EA 체계를 마련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 전반에 대한 EA 체계도 마련했다.

 국토부는 산하기관인 공사 정보화에 대해 많은 개입을 하지 않는다. 이는 공사나 공단도 국가 EA법에 따라 범정부 모델 등 표준화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국토부가 나서 공사나 공단 정보화 사업에 세세하게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강 담당관 생각이다.

 국토부는 EA 수립에 적극적이다. 옛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통합, 초대형 부처로 출범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EA 체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각종 사업과 기술검토가 이뤄지다 보니, 일부 사업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후 정보화 추진에 대한 환류형태를 만들어 문제점을 개선했다.

 ◇IT로 전사 비즈니스 혁신하는 박원기 본부장 =IT 발달로 급성장한 기업이 있다. 바로 인터넷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NHN이 대표 기업이다. 인터넷 기업답게 NHN은 정보화 기반 혁신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원기 NHN비즈니스플랫폼 IT서비스본부장은 NHN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지난 2009년 5월 NHN비즈니스플랫폼이 설립되면서 CIO 역할을 맡았다. 박 본부장이 말하는 IT조직이 추진하는 혁신은 비즈니스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느냐다. NHN은 그동안 급속도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런 만큼 내부 시스템도 복잡해지고 수적으로도 많아지게 됐다. 이런 관점에서 보다 효율성을 찾기 위해 NHN은 IT인프라 운영 부분을 별도 회사로 분리하게 된 것이다. NHN비즈니스플랫폼의 가장 큰 목표가 △IT서비스 수준 향상 △IT비용 최적화 △생산성 극대화 △조직 역량 강화 등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NHN은 IT인프라 관리가 NHN비즈니스플랫폼으로 분리, 수행되면서 IT서비스 지원 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후 서비스 수준 지표나 질적 수준에 대한 정량화 등을 통해 효과적인 IT서비스 방안을 마련했다. 과거처럼 조직 내부에서 존재했을 때와 달리 보다 체계적인 IT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졌다. NHN비즈니스플랫폼은 향후 NHN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는 IT셰어드서비스센터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박 본부장은 NHN IT아웃소싱도 혁신했다. 박 본부장은 인터넷업체가 단일화된 서비스인 토털 IT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 받아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핵심 업무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IT서비스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C레벨과 차 한잔>
 하나은행 부행장보.
<C레벨과 차 한잔> 하나은행 부행장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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