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가상화 소프트웨어(SW) 업체 틸론(대표 최백준)이 일명 ‘깡통PC’로 불리는 제로클라이언트 시장에 진출한다. VM웨어가 독점하고 있는 이 시장에 곧 시트릭스가 진출할 예정이고 틸론까지 가세키로 함에 따라 시장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틸론은 이르면 내년 사업 진출을 목표로 제로클라이언트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먼저 제로클라이언트를 위한 자체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있다. VDoSP(Virtual Desk over Sequenced Packet Protocol)라는 명칭으로 상표 등록도 마무리한 상태다.
가상 데스크톱(VDI) 솔루션은 틸론이 보유한 기존 제품의 기능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제로클라이언트에 필요한 칩은 직접 설계해 제조업자생산개발(ODM) 방식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단말기는 국내외 여러 단말 제조업체 중 몇 곳과 제휴해 공급한다.
이런 방식은 VM웨어의 제로클라이언트 사업 방식과 유사하다. VM웨어는 자사의 VDI 솔루션 ‘VM웨어 뷰’와 캐나다 테라디시의 PCoIP(PC over Internet Protocol)칩, 삼성전자 등의 단말제조업체 제품을 통해 제로클라이언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제로클라이언트는 단말기에 운용체계(OS)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중앙 서버의 자원을 끌어와 사용하도록 해주는 PCoIP 같은 칩과 기술이 필요하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시트릭스는 자사의 ‘젠 데스크톱’ 솔루션을 기반으로 특정 칩에 종속되지 않는 제로클라이언트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틸론이 앞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가격 경쟁력과 맞춤형 서비스다. 현재 제로클라이언트 1대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서버, SW 라이선스 등을 포함할 경우 대당 150만~250만원가량을 선회할 정도로 만만치 않다. 관심과 수요는 높지만 급격하게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다.
하지만 틸론이 칩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면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비싼 라이선스 비용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국산업체 특유의 맞춤형 서비스와 사후 관리 서비스도 큰 강점이 될 전망이다.
틸론이 제로클라이언트 사업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제로클라이언트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클라이언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시트릭스가 뒤늦게 제로클라이언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틸론은 다양한 가상화·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해 국산 SW 업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제로클라이언트를 통해 가상화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각오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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