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본준호가 출범한 지 1년이 됐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 17일 CEO로 선임됐다. 구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 친동생. 취임 때부터 ‘오너 일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난 1년간 ‘빠르고(Fast), 강하며(Strong) 똑똑함(Smart)’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른바 ‘독한 LG’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조직 체계를 정비하고 품질경영·경영혁신에 나섰다. 구본준호는 일단 LG전자 내부에 팽배했던 패배주의, 2등주의를 걷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실적 개선속도가 더디다는 것이 아쉽다. 구본준 리더십은 아직까지 완성됐다기보다는 진행형이라는 평가가 많다.
◇‘독한 LG’ 성과는=구 부회장 리더십은 지금까지 내실 다지기 쪽에 집중됐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휴대폰과 TV 등 양대 핵심 사업본부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이어 △예측가능 경영 △수익구조 개선 △개발과 출시일정 준수 △품질 책임경영 △미래 준비를 ‘2011년 5대 중점 관리 항목’으로 제시하며 내부를 독려했다.
일부 연구개발(R&D)과 생산부서에 적용하던 식스시그마를 전격 부활했고, 핵심인재 양성을 위해 우수 인재를 임원급으로 대우하는 ‘연구·전문위원제도’도 확대했다.
‘독한 LG’는 구 부회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삼성·소니 등 경쟁사를 겨냥해 ‘3D로 한판 붙자’는 직설적 공세를 편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특허관리·품질·R&D·마케팅 전반에 걸쳐 강한 기업을 표방해 왔다. LG전자는 올해 4조8000억원을 투자해 미래에 대비한다.
◇혁신은 완성 아닌 진행형=LG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1582억원을 올렸다. 구 부회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3분기 1852억원 영업손실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치다. 하지만 구 부회장의 리더십에 의거한 ‘부활’로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조직 내부를 다지는 데는 공을 쏟았지만 아직 보여줄 만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CEO는 그동안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등 LG전자에 새로운 문화를 심고 조직을 개혁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런 노력이 대외 실적으로 곧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열쇠는 스마트폰에 있다=경영성과는 CEO 평가의 가장 중요한 잣대다. 회사 전통적 현금줄인 가전은 안정적이지만 이익률이 높지 않다. TV도 치열한 경쟁 속에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휴대폰(스마트폰) 부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업계는 스마트폰의 일시적 부진보다 구글·애플 등 신IT 생태계에서 LG전자가 후퇴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구 부회장과 LG전자가 다시 부상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갤럭시나 아이폰 같은 히트작이 나와 소비자에게 강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부활이 이뤄지는 때가 그의 리더십을 인정받는 시점이 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이 연말쯤 월간 흑자를 기록하면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옵티머스 3D와 LTE폰이 그 대상이다.
<표>구본준의 말말말...
#예전 LG전자는 강하고 독하게 실행했는데 이 부분이 많이 무너졌다.(1월 CES 기자 간담회)
#제조업의 힘은 R&D, 생산, 품질 같은 기본 경쟁력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1월 사내 신년사)
#품질 책임경영이 주요하다. 품질에 대해 경영자들이 먼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1월 중순 ‘2011 법인장회의’)
#협력사는 함께 1등 하기 위한 공동 운명체다.(5월 LG전자 캠프 동반성장 결의식)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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