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1만원도 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저장 공간이 너무 작아 일반인들은 사실상 사용도 하지 않는 4GB USB 메모리를 특수 제작이라는 이유만으로 군 부대에서 개당 95만원에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고 MBC뉴스 등 국내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의 자료를 인용, 군이 대대포병사격지휘체계(BTCS)의 전술통제기에 사용하는 USB 메모리 4GB를 무려 1개당 95만원에 납품받아 사용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실에 따르면 군은 2006년 BTCS 전술통제기에 사용하는 USB 메모리를 개발해 2007년부터 지난달까지 660개, 약 6억원어치를 국내 모 방산업체에서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USB 메모리는 적군의 포탄이 날아와 아군 막사를 파괴한 훈련 상황.표적을 계산하는 포병의 컴퓨터 전술통제기에 들어간다. 메모리용량 4GB 1개당 단가가 무려 95만원으로, 민간에서 판매되는 1만원짜리 제품과는 거의 10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방위사업청은 군용 USB의 경우 영하 32도~영상 50도까지 사용이 가능하며, 충격과 진동에 대비해 모든 제작 과정을 자체설계 하면서 납품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상용 USB도 이와 유사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경우가 많아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와 관련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당 USB 조달단가가 비싸다고 판단, 예산절감과 예비수량 적기 확보를 위해 상용품으로 전환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군은 "전차 운반용 트레일러나 실내 에어컨 등 2천4백여 개 물품은 굳이 군용제품이 아니어도 된다"며 시중 상용품을 더 구매해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영선 의원은 "성능 및 기능 등에서 1만원대인 상용제품 USB와 차이가 크게 없음에도 군용 USB가 95배나 비싼 제품을 사용한 것은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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