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다 보면 가끔 스윙이 망가질 때가 있다. 이때 미국 골퍼는 레슨프로를 찾아가고, 일본 골퍼는 연습장을 찾는 반면에 한국 골퍼는 골프숍을 찾아가 골프채를 바꾼다는 농담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골퍼들은 골프채를 자주 바꾼다. 미국의 일반 주말 골퍼들은 20년 동안은 골프채를 바꾸지 않는 것 같고 일본 주말 골퍼들은 거의 평생을 한 클럽으로 버티는 데 비한다면 우리나라 골퍼들의 교체 주기는 드라이버 약 2∼3년, 아이언 세트 3∼5년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골프 클럽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데는 국내 골프 인구가 많다는 점도 있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한국 골퍼의 교체 주기가 짧다는 점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이렇게 자주 골프채를 바꾸는 한국 골퍼들은 어디서 골프채를 살까. 사무실 근처에 있는 골프숍(로드숍이라고 부른다)이나 골프채만 전문으로 파는 골프백화점, 대형 백화점 등에서 골프채를 사는 골퍼들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상당수 골퍼가 인터넷에서 골프채를 구입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에 가끔씩 보이던 골프숍들이 요즘 들어 도통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인터넷 골프숍은 로드숍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고(심하면 30∼40%가 싸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골프채의 스펙을 잘 모르거나 2∼3일 걸리는 배송기간을 참을 수 없는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내고 로드숍에 가서 골프채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인터넷에서 골프채를 살 때, 제일 먼저 방문하는 곳이 에누리(www.enuri.com)와 다나와(www.danawa.com)다. 이 사이트에서 스포츠/골프를 선택하면 드라이버, 아이언 세트, 퍼터, 웨지, 용품 등 종류별로 잘 팔리는 인기 품목이 순서대로 표시되기 때문에 어떤 모델이 잘 팔리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된다. 이렇듯 자주 골프채를 교체하는 풍조로 인해서 중고시장에서도 좋은 물건을 구할 수 있다. 신품 가격의 반값 정도에 2∼3년 전 출시됐던 모델을 구할 수 있다. 인터넷 중고시장 중에서는 프라이스골프(www.pricegolf.co.kr)나 골마켓(www.golmarket.co.kr)이 유명하다. 특히 아직 100을 깨지 못한 초보 골퍼라면 선배의 도움을 받아 중고시장을 잘 뒤져보면 아주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구하는 행운을 기대해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