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시장 작동원리에 따르면 SW는 승자독식 특성을 갖고 있다. 시장이 이미 국제화돼 자국에서의 경쟁력으로 외국에 진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SW 분야에서 우리가 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파격적인 역발상이 필요한 이유다.
아이폰에서 볼 수 있듯이 SW 및 SW를 기반으로 한 상품은 창의력이 절대적이다. 그리 많은 자금도 들지 않는다. 따라서 SW 분야에서 우리는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시장선도자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우리만큼 기적을 일군 민족은 흔치 않다. 역사 이래 유일하게 최단 시간 세계 최빈국에서 11대 경제 대국까지 성장한 국가다. 30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피겨 스케이팅 세계 1위를 한 김연아도 있고, 전자정부·ICT 산업입지 등에서도 모든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마음만 먹으면 많은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게임, 다이얼패드, 싸이월드, 카카오톡 등을 보면 우리는 충분히 창의력이 있음이 증명된다. 행정 정보화에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선투자 후정산’ 방식을 고안해 우리나라만의 방식으로 결국 전자정부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모든 나라에서 모든 SW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SW는 자국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내에서 성공한 SW, 즉 자국기반 시장을 활용하고 네트워크 효과가 적게 작용하는 틈새시장을 노려 볼 만하다.
최근 정부에서 SW 글로벌 센터를 구축하자는 주장과 팔 물건이 없으니 내실을 먼저 기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SW와 관련해서는 현재 가능한 모든 아이디어를 수용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SW 글로벌센터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SW 수출뿐만 아니라 외국에 우리 SW 회사 설립도 지원하자. 중소기업에 비해 국제적으로 경험이 많은 인력을 보유한 국책연구소는 SW 관련 국제교류를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사실 SW는 품질만 좋으면 전 세계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품질 좋은 SW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개발 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데 후진국의 값싼 노동력뿐만 아니라 SW 설계, 디자인 등에서 경쟁력 있는 선진국의 고급 인력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어야 산다. 먼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먼저다. 그렇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정확한 현실을 기반으로 ‘우리는 안 된다’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로 사고 전환이 필요하며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정부가 민간 기업과 같이 일희일비하고 동분서주할 필요는 없다. 정부는 국가차원에서는 필요하지만 시장에서 민간이 스스로 풀지 못하는 것을 해결해줘야 한다. 정부는 정말로 우리나라 SW 분야에서 일하는 인력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산업이 육성돼 풍요로운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SW산업 육성은 장기적인 시각과 진정성이 성공의 열쇠다. 역발상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 더 중요함은 물론이다.
eunkim5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