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이어폰 포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고급 사운드와 패션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고가 헤드폰 시장이 빅뱅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매량이 늘고 신규 진출 업체도 많아지는 상황이다.
15일 GfK에 따르면 국내 전체 헤드폰 시장은 2008년 190만대에서 지난해 270만대로 2년 만에 100만대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금액 기준으로는 2008년 270억원에서 지난해 410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판매수량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금액은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헤드폰 판매량은 150만대로 지난해 158만대보다 5%가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판매금액은 올해 240억원으로 지난해 230억원보다 4%가 늘었다. 고가 헤드폰이 많이 팔렸다는 의미다.
이는 가격대별 매출액 비중에서도 나타난다. 1~7월 매출액 기준 10만원 이하 헤드폰 판매는 2009년 96%에서 올해 86%까지 하락했다. 반면 30만원 이상 고가 헤드폰 점유율은 2009년 0.6%에서 올해 7%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온라인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헤드폰 평균 구매가는 지난해 7월 2만8600원에서 올해 7월 4만5400원으로 1만7000원가량 뛰었다. 전반적인 헤드폰 고가 추세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9년 아이폰 출시를 기점으로 고가 헤드폰 출시가 크게 늘면서 시중에는 수십만원에서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헤드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츠바이 닥터드레 프로 화이트는 54만9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젠하이저 아디다스 HD25는 35만원, AKG K550은 3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슈어(SHURE) SE535는 이어폰 하나에 54만원이나 하며 울트라손 에디션10 헤드폰은 326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웨스톤 랩스, 오디오테크니카, 제논 등 고가 헤드폰 브랜드가 즐비하다.
헤드폰 관련 기술도 고급화 추세다. 헤드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밸런스드 아마추어 트랜스듀서라는 기술을 채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 기술은 진동판을 얇은 금속막으로 제작해 필름 재질인 일반 다이나믹 방식보다 음성 해상력, 감도, 수명 등에서 우위를 보인다. EXS X20, 슈어 SE425, 웨스톤 랩스 뉴UM2 등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젠하이저가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적용한 ‘노이즈가드 CXC 700’을 최근 출시하는 등 잡음 제거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가 헤드폰 시장이 빅뱅 조짐을 보이면서 신규 진출 업체도 늘고 있다. 미국 아이폰 케이스 제조업체 인케이스는 직접 헤드폰을 개발해 이달 말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YG엔터테인먼트도 오는 20일 미국 힙합 스타 루다크리스와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소울 바이 루다크리스’ 헤드폰을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헤드폰 전문 유통매장 ‘이어폰샵’을 운영하고 있는 우양기 우성전자 대표는 “학생들이 부모님 손을 이끌고 매장에 방문해 고급 헤드폰을 사가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면서 “과거 전문가들만 누리던 고급 사운드를 즐기려는 대중의 욕구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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