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전력과부하 정전 초유의 사태

 설마 하던 일이 터졌다. 15일 때늦은 더위에 전력사 용량이 급증, 전국적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공장은 멈춰 섰고 은행 업무도 마비가 됐다. 대한민국이 일순간 멈춰 섰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는 15일 오후 3시부터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순환 정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전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13개시 24만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정전사태는 일부지역에 폭염경보가 떨어지는 등 추석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30도가 넘는 이상 고온현상이 발생하면서 발생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전력사용량은 당초 예상한 것보다 320만㎾를 넘어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발전소가 하절기 전력수급기간(6월 27일~9월 9일)이 지나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들어가면서 가동하지 않은 것도 크게 작용했다. 현재 계획예방정비 중인 발전설비 규모는 834만㎾ 정도다. 전력사용량이 6700㎾로 올해 초 최대전력피크치인 7313만㎾보다 적었지만 정전사태로까지 확대됐다.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는 정전사태와 관련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특히 올여름은 계속되는 폭우로 전력사용량이 다른 해와 비교해 적었던 만큼 그 충격이 크다. 사실상 비상대기 기간이 지나고 정비기간에 들어간 시점에 늦더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전력거래소는 “주요 발전설비가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시점에 늦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며 “최대한 빠르게 복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