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기고]스마트 월드에 맞는 `스마트 브랜치`

[CIOBIZ/기고]스마트 월드에 맞는 `스마트 브랜치`

 세계는 온통 스마트 열풍이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스마트TV, 스마트그리드, 스마트뱅크, 스마트코리아까지 모든 것에 스마트라는 이름이 붙는다. 이러한 스마트 홍수 속에서 진정한 스마트 의미가 무엇이고, 이를 정의하고 해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급속한 기술 및 문화의 변화를 겪고 있다. 앞으로 변화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New+Thing’에 익숙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차세대(Next Generation)란 시대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제는 스마트다. 변화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문화 흐름이다. New는 변화고 Next Generation은 진화라고 본다면 이제 스마트는 창조적 진화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시각으로 스마트월드를 보자. 우리는 서로 정보를 나누며 소통하고 새로운 정보를 스스로 창조해 나가는 ‘스마트한 사람(People)’이기 때문이다.

 ◇은행 대면채널 핵심 ‘지점 변화’=스마트 열풍은 금융산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급속한 변화와 산업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금융산업은 최첨단을 달린다. 하지만 리먼 사태로 불거진 금융위기 이후 금융산업은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정부 규제가 금융상품 차별성을 없앴다. 금융고객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두고 고민하는 어린아이와 비슷하다.

 금융고객과 접점인 채널은 지점을 대표하는 대면채널과 온라인 중심 비대면 채널로 나뉜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 생활형태 및 요구를 반영,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는 채널이 온라인 중심 비대면 채널이다.

 온라인 중심 비대면 채널은 편리함과 빠른 서비스를 중심으로 주요 채널로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등장에 힘입어 비대면거래 집중화(87.4%)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면채널 거래를 감소하게 해 영업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시도는 온라인뱅킹이 급성장하는 시점부터 대두됐다. 글로벌 은행들은 이미 지점 형태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점 본원적인 목적 ‘수익 극대화’=최근 은행들이 스마트폰으로 체감, 주밍, 움직임 추적, 슬라이딩 등 다양한 사용자환경(UI)을 경험한 고객 대상으로 지점을 변화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과 고객경험 설계를 통한 서비스 모델 개발로 고객과 소통을 증가시키고 단순 영업점 역할을 혁신하는 것이 은행 목표다. 이러한 사례로 △음악회 등 문화행사와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미국 움프쿠아(Umpqua)은행 △카페처럼 소통 공간에서 편안하게 금융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Q110지점 △첨단 ICT로 거래 및 금융상담을 지원하는 시티은행 등이 있다. 하지만 ‘ICT와 훌륭한 인테리어가 결합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스마트 브랜치(미래형 은행영업점)의 목적인가’라는 문제는 한 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최근 소매은행에서 지점 본원적인 역할 및 목적은 방문목적이 분명한 고객업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과 거점 기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은행 수익은 비대면 채널이 주도하는 거래수익보다 대면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팔고 운영하는 수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것이 모든 은행이 지점에 대한 진화를 꾀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러면 ‘진화를 위한 ICT, 고객 경험공간 등이 지점의 본원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창조적 진화 ‘스마트 브랜치’=고객은 은행지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지점에 오는 고객 대부분은 은행 업무를 정확히 알고 오는 고객이 대부분이다.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거나 현금 인출, 수표 발급, 카드 마그네트가 손상돼 오는 등 은행 서비스를 요청하게 된다. 은행 직원은 고객에 대한 공평한 서비스 제공과 그에 따른 업무처리 때문에 정작 적극적으로 고객과 소통을 할 수 없다.

 은행지점에서 고객 소통은 고객 중심 서비스로 고객과 지점 간 거리를 줄이고 고객경험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은행은 고객 상품가입을 증가시킬 수 있고 고객은 안정된 은행 서비스로 금융 이슈를 해결하고 신뢰성 있는 자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결국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윈윈(win-win) 효과를 가져다준다.

 고객 중심 서비스를 창출하고 고객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 요소는 창조적인 서비스 모델에 있다. 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에 기반을 둔 서비스 모델을 발전시키고 UI·사용자경험(UX) 방법론을 통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서비스 전달을 연구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주거환경, 자녀교육, 노후 걱정을 하는 주부거나 언젠가 지중해 여행을 꿈꾸는 사회 초년생이라 가정해 보자. 카드 재발급을 위해 방문한 은행 영업점에서 평소 나의 걱정, 꿈과 관련된 정보가 친근하고 쉬운 내용으로 LED 화면으로 보이고 대화형 화면이나 친절한 직원을 통해 평소에 고민이나 꿈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안내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은행영업점은 단순히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을 넘어 우리 고민을 해결하고 새로운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스마트 브랜치는 결코 모두 똑같은 형태로 고객을 맞이하지는 않는다. 지점 위치와 특성에 따라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 특성을 반영해 창조적으로 진화된다. 결코 모든 지점이 같을 수 없다. 브랜드 정체성, 고객 습성 등 모든 것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 브랜치로 은행이 바뀌어야=은행은 그간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을 세분화해 상품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공급자 위주 서비스였을 뿐이다.

 이제 은행은 고객을 분석하기보다 고객 생각을 듣기 위해 다가가 소통하고 그를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고객이 금융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돼 적극적으로 상품 구매에 참여하고 사소한 문제까지도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면 고객은 은행 지점의 단순한 고객이 아닌 팬(FAN)으로 이웃으로 그 지점을 찾게 된다.

 최중락 SK C&C 금융컨설팅팀 수석컨설턴트 venis2002@sk.com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반개방형 상담실, 오픈형 인테리어 등을 통해 고객에게 시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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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은 첨단 ICT 기술을 도입해 고객 거래 및 금융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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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움프쿠아은행은 딱딱한 은행업무를 호텔비지니스와 같은 형태로 변화시킨 혁신경영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점에서 고객 대상으로 콘서트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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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도이취은행 신개념 은행으로 베를린 크바티어 110번지에 문을 연 지점이다. 이 지점은 창구-대기 공간으로 분리되던 은행 인테리어를 살롱이나 디자인 샵 분위기로 바꿨다.
독일 도이취은행 신개념 은행으로 베를린 크바티어 110번지에 문을 연 지점이다. 이 지점은 창구-대기 공간으로 분리되던 은행 인테리어를 살롱이나 디자인 샵 분위기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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