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속도로 대부분 구간에 비점오염저감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폐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오ㆍ폐수보다 더 오염된 빗물이 상수원에 무방비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도로공사가 국회 국토해양위 이찬열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31개 노선 가운데 비점오염저감시설을 갖춘 곳은 단 9개 노선에 불과했다.
또 하천 위를 지나는 전국의 고속도로 교량 1천337개 가운데 11곳에만 비점오염저감시설이 설치돼 나머지 교량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팔당호, 광교저수지, 대청호 등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상수원관리지역 32곳 가운데 현재까지 비점오염저감시설을 갖춘 도로가 단 한 곳도 없어 고속도로 오염 물질이 상수원에 그대로 배출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에도 비점오염저감시설이 설치된 곳은 전국 169개의 휴게소 중 3곳에 그치고 있어 상수원 오염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점오염물질이란 농경지, 도로, 공장부지, 건설현장, 매립지 등 발생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불특정다수의 오염원에서 비가 올 때 발생하는 유출수를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도로에서 발생한 각종 미세먼지와 분진, 자동차 타이어와 오일류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아스팔트의 마모가루 등 비점오염물질이 섞인 빗물은 폐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오ㆍ폐수보다 오염도가 최대 4배 이상에 달한다.
도로공사는 상수원관리지역 32곳에 156억 원을 들여 2016년까지는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찬열 의원은 이에 대해 "작년에 통행료 수입이 3조원을 넘은 한국도로공사가 겨우 156억원의 사업비 마련을 못해 5년이나 시간을 끄는 것은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며 "최소한 상수원보호구역 내의 도로만이라도 당장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