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 한 번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정부위원회가 186개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40%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회 정무위 권택기 의원(한나라당)이 19일 국무총리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부처 산하로 설립된 정부위원회는 총 499개로 이 가운데 186개(37.3%)가 지난해 본회의나 분과회의를 전혀 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회의 횟수가 5차례 이하인 위원회도 370개로 전체의 74%에 달했다.
정부위원회가 이처럼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에도 위원회 수는 줄지 않고 있어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받은 노무현 정부 말기(579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권 의원은 지적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직속 위원회 75개 중에서도 17개는 올해 들어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국무총리 소속 유아교육보육위원회와 보육정책조정위원회는 만들어진 지 6~7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위원 구성이 안 돼 회의를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2004년 만들어진 아동정책조정위원회는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 회의를 열었다.
정무위 소속 임영호(자유선진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TF나 기획단이 총 34개에 달한다”면서 “총리실이 주관하는 TF만 26개로 ‘TF 홀릭’에 빠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어 “독도 문제나 미군 고엽제 매립 등 사회적 이슈에서는 비교적 활발한 TF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위해물질관리TF, 생활질서선진화TF 등은 활동이 매우 저조하다”면서 “마구잡이로 TF나 기획단을 만드는 것은 사회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