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터블 브랜치, 직접 따라가보니...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위치한 미소들노인전문병원을 찾았다. 이날은 기업은행이 시범운영 중인 포터블 브랜치 ‘포터블 IBK’가 이 병원을 방문하는 날이다. 대상은 환자를 돌보느라 은행 업무를 보기 힘든 간병인들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한국후지쯔 ‘스마트 키트’를 도입해 포터블 IBK란 명칭으로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포터블 브랜치는 첨단 IT장비를 활용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해주는 이동영업점이다. 점차 확산되는 은행 스마트 브랜치 중에서도 직접 들고 고객을 찾아가는 최초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 가능성 높아진다=병원 1층 로비에 들어서자 한편에 자리 잡은 포터블 IBK 영업점이 눈에 띄었다. 이날 출장을 나온 영업점은 목동4거리지점. 두 명의 기업은행 직원 앞 상담 테이블에는 스마트패드를 포함한 메인 단말, 통장 프린터, 카드발급기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이렇게 간단한 장비만으로 영업점과 거의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상담 의자엔 뜻밖에 이날 영업 대상인 간병인이 아닌 환자복을 입은 고객이 앉아 있었다. 이 고객은 방금 발급받은듯 통장을 살펴보고 있었다. 외출이 힘든 이 고객은 이날 신규통장 개설, 인터넷뱅킹 비밀번호 오류 해제, 체크카드 재신고, 기타 인터넷뱅킹 업무까지 한 번에 처리했다. 이 고객 외에도 여러 간병인이 다녀갔고 지나가던 병원 직원도 관심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기존에도 주거래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1달에 한 번 방문영업을 했다. 하지만 이는 미리 수요를 파악하고 그들의 서류를 받아오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포터블 브랜치는 수요가 있던 고객 외의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대폭 높여준다. 직접 찾아가는 영업점이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와 은행 이미지도 제고된다.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 극대화=고객이 작성한 서류를 모은 후 영업점으로 돌아와 통장과 서류를 우편으로 발급하기까지 소요되던 적잖은 시간이 사라진다. 이 시간 때문에 신규 거래를 포기하던 고객 마음도 잡을 수 있게 된다. 서류를 정리하기 위해 불가피하던 영업점 직원의 야근도 줄어든다.

 이날 현장 업무를 처리한 임진혁 기업은행 목동4거리지점 대리는 “영업점에서의 업무 환경과 다른 게 없고 현장에서 고객 서비스가 바로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포터블 브랜치는 기존 영업점 직원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직원교육이 필요하지 않다. 임 대리는 “보안상의 이슈로 아직 서비스가 힘든 현금성 업무(신규 적금, 대출 등)가 가능해지면 활용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포터블 브랜치를 운영했다. 이 시간 동안 신규 통장개설 5건, 인터넷뱅킹 재신고(변경) 3건, 체크카드 재신고 1건, 체크카드 발급 1건, 통장 재발급 3건의 업무를 처리했다. 기존 현장에서 불가능했던 업무들이다.

 기업은행은 미소들노인전문병원 이전에 3차례 포터블 IBK를 운용해 신규계좌 84건 개설, 전자금융 32건 처리, 체크카드 63건 발급업무를 처리했다. 아직 시범사업 중이기 때문에 향후 15개 지역본부로 확대 적용하면 이 수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고객과 영업점의 개선사항을 반영해 꾸준히 포터블 IBK의 수준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