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와 구글의 래리 페이지 CEO가 드디어 법정에서 만났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연방법원 행정판사의 명령대로 두 회사의 CEO가 재판에 앞서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법원에 도착한 구글 래리 페이지 CEO는 “오늘 생산적인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오라클 래리 엘리슨 CEO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두 거대 IT기업 CEO가 치안판사의 중재로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배심원에 의한 판결 대신 양사가 로열티 문제를 합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달 7일 미 지방법원은 정식 재판 전에 두 회사의 합의를 종용했는데 양사가 협상 자리에 다른 최고임원을 보내기로 하자 치안판사가 두 CEO들이 직접 나오도록 명령했다.
오라클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가 오라클이 인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자바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뱅크 글로벌 마켓의 애널리스트인 월터 프리처드는 “오라클이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 당 5~15달러의 로열티를 청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윈저는 이보다는 낮게 잡았지만 “단말기 당 최소 1달러 이상은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1달러의 로열티라고 해도 총량은 엄청나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CEO는 지난달 “현재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55만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43%가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만일 오라클이 단말기 1대당 1달러의 로열티만 받는다고 해도 일일 55만달러, 한 달이면 1500만달러 이상의 로열티가 들어온다. 연간으로 따지면 2억달러에 이른다. 리서치인모션(RIM), 아마존닷컴, 소니는 이미 오라클의 자바 라이선스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오라클에게 구글이 로열티를 지급할 경우 전반적으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이 오라클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일부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HTC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MS의 로열티 공격에 무릎을 꿇은 상태다.
J.골드 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인 잭 골드는 오라클의 공격이 안드로이드에 더욱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드로이드의 토대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래리’는 오늘(현지시각) 및 9월 30일의 합의 협상에도 참석해야 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소송은 10월 31일에 1차 심리가 열린다.
오라클은 지난해 10월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자바 기술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올 6월에는 적어도 26억달러의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을 7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썬의 자바 기술 특허도 획득했다. 자바의 창시자인 제임스 고슬링은 썬이 오라클에 인수된 1년 후인 2010년 4월 오라클을 떠났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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