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정부가 외환시장에 구두개입에 나선 것에 대해 "할만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20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희망 중소기업 포럼`에서 격려사를 마치고 나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전날 30원 오르고, 그날 20원 가까이 오를 기세여서 너무 한쪽으로 쏠리고 빨랐다"며 "변동폭을 보면 구두개입을 할만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은성수 국제금융국장이 "어떠한 방향이든 환율의 지나친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며 1년5개월만에 공식 구두개입했다.
박 장관은 물가 전망에 대해 "농작물은 두고 봐야 하는데 그런대로 괜찮다"며 "(물가에 미칠 영향으로 인해)환율 때문에 걱정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격려사에서 "우리는 산업이 융ㆍ복합화되는 환경변화와 기술의 복잡성이 확대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현 기업환경을 진단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이런 기업환경의 변화는 오히려 중소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의ㆍ혁신이 강조되는 21세기 환경에선 작지만 창의적인 기업들의 네트워크 경쟁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향후 중장기 중소기업 정책 방향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박 장관의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문화의 확산과 관련해 `높은 길(high road)`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리와 자율이 중시되는 `높은 길`과 법과 강제가 강조되는 `낮은 길(low road)`이 있는데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은 법보다 자율로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박 장관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성 있는 높은 길에 입각한 자율적인 상생풍토가 정착되도록 기업 생태계의 조력자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또 중소기업들의 신기술ㆍ신제품 개발 등 핵심역량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아울러 청년 전용 창업자금 800억원을 신설하는 등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기업가 정신이 확산돼 창업이 촉진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처럼 중소기업만을 위한 특별한 제도와 정책을 많이 지닌 나라도 없다"며 "일각에선 역차별, 문턱 효과 등도 거론되고 있을 정도인데, 이런 차별적인 중소기업 지원제도가 점차 줄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중소기업도 분발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