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수칼럼] 고립무원 LG전자, `윈도8`이 탈출구

 모바일 전쟁 2라운드다. 세계 스마트폰업체들이 다음 달 신제품을 쏟아낸다. 1라운드는 국지전이었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간 싸움이다. 2라운드는 전면전이다. 마이크로소프트까지 가세했다. 저마다 자존심과 생명을 건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

 1라운드 승자는 애플, 삼성전자, HTC다. 패자는 노키아, RIM, LG전자, 모토로라다. 노키아와 RIM이 최대 피해자다. 두 스마트폰 강자는 풋내기 애플에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RIM은 4위 자리를 지켰지만 사실상 낙오다. LG전자는 모토로라를 제치며 승승장구했지만 더딘 스마트폰 대응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노키아는 MS와 손잡고 2라운드 명예회복을 꾀한다.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 진영 선두주자 등극을 꿈꾼다. LG전자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했다. 패배감에 절었다. 생각이 너무 많다. 정작 중요한 운용체계(OS) 전략 방향이 안 보인다. 선제적 대응이 나올 수 없는 이유다.

 눈에 보인 LG전자 전략은 롱텀에벌루션(LTE) 시장 선점과 HTC 추월이다. LTE시장 선점 전략은 좋다. 일정 지분을 확보한 북미 시장에 성과가 있을 것이다. 다만, 당장의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 경쟁에 큰 도움은 안 된다.

 HTC를 제치고 5위에 오른다는 단계적 접근은 좋다. 하지만 쉽지 않다. HTC는 안드로이드 품에서 벗어났다. MS가 최신 OS인 ‘윈도폰 망고’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독자 OS 개발에 인수합병(M&A)도 불사할 태세다. 독특한 디자인과 개방성으로 상당수 지지층도 확보했다. LG전자가 HTC를 뛰어넘으려면 더 큰 행보가 필요하다.

 LG전자는 삼성전자 초기 전략을 눈여겨봐야 한다. 스마트폰 군소업체임에도 곧바로 신흥 강자 애플과 맞붙어 같은 반열에 오른 그 전략이다. 애플이 노키아와 RIM을 밀어낼 때 삼성 지위도 덩달아 올라갔다. 삼성은 구글의 힘을 빌었다. LG는 MS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MS라니, 삼성전자보다 모바일 OS 점유율이 낮은 업체와 손잡아 뭘 할 수 있겠는가? 당연한 의문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MS는 너무 초라한 존재다. 이 MS가 올 연말 이후 대반전을 꿈꾼다.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HTC는 물론 에이서, 후지쯔, ZTE까지 ‘윈도폰 망고’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물론 당장 판을 흔들지 못할 것이다. MS의 진짜 싸움은 내년 상반기다. MS가 ‘윈도8’을 내놓는다.

 이 OS는 기본적으로 PC용이나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는 물론이고 TV, 콘솔게임기에도 적용된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와 비교해 차별화한 기능이 많다. 핵심은 바로 웹에 있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그대로 스마트기기로 옮겨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힘인 콘텐츠의 약발이 떨어뜨릴 수 있다.

 LG전자는 당분간 현상 유지를 하되 내년 상반기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윈도8’ 기반의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 그간 쌓은 역량을 쏟아 부으면 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MS와 먼저 손잡은 노키아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특히 ‘윈도8’의 효과가 큰 스마트패드 시장 공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이패드’ 아성은 크고 높다. 아이폰을 넘은 ‘안드로이드’도 뚫지 못한 성이다. 하지만 새 지렛대 ‘윈도8’이 괜찮다. LG전자 타깃은 삼성 ‘갤럭시탭’이 아닌 애플 ‘아이패드’여야 한다.

 지난주 MS가 윈도8을 선보였다. 발표회장에서 삼성전자는 이 OS 기반의 PC와 스마트패드 공동 개발을 발표했다. 사실 이 자리엔 LG전자가 있어야 했다. LG전자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면….

 신화수 논설실장 hs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