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바다OS 개방 추진

 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플랫폼 ‘바다’ 오픈소스881화를 추진한다.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단말기 제조사와 개발자에 모두 개방하겠다는 전략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0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바다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내년 바다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다 오픈 전략은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후 운용체계(OS) 독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 SW전문가들이 ‘구글 리스크’ 해결책으로 오픈 소스를 대안으로 제기하면서 더욱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왜 오픈소스인가=당장 구글 모토로라 인수로 OS 전략 대전환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구글 리스크 해결책으로 멀티 OS전략이 절실해졌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 등 대안을 찾으면서도 자체 플랫폼인 바다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다.

 하지만 국내 SW개발 역량을 감안하면 바다를 삼성전자 혼자 개발하는 체계는 한계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스마트기기 OS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할 수 있는 앱 생태계와 함께 경쟁력을 평가받는 추세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 전략으로 단번에 OS 완성도와 앱 생태계를 확보한 것을 벤치마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택완 블랙덕소프트웨어 사장은 “애플과 구글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활용해 OS의 완성도를 높였다”며 “전 세계 흩어진 개발자 수천만명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오픈소스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앱스’ 성장도 한몫=삼성이 바다 오픈소스화를 추진하는 것은 애플리케이션 장터 ‘삼성앱스’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장터 ‘삼성앱스’가 출시 2년 만에 다운로드 3억건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드웨어 사업에 집중하면서 SW분야 경쟁력이 약했던 삼성은 2년여 만에 삼성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삼성앱스로 전 세계 개발자의 지지를 얻은 삼성은 바다까지 공개하면 더욱 강화된 삼성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바다 공개로 더 많은 개발자가 삼성앱스용 앱 개발에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한 셈이다.

 ◇스마트TV 등 차세대 플랫폼 선점 포석=바다 오픈소스화는 아직 이렇다 할 선두주자가 없는 스마트TV 플랫폼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바다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등 각종 스마트 가전에 쓸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TV용 OS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고 있지 못하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TV업체로서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만큼 바다 OS를 오픈한 뒤 이를 스마트 TV에 적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 ‘바다’는 최근 가트너 2분기 모바일 OS 시장점유율 조사에서 처음으로 MS ‘윈도 모바일’을 제쳤다. 노키아가 자체 OS ‘심비안’ 개발을 중단하고 리서치인모션(RIM) 자체 OS ‘블랙베리 OS’는 급속히 사용자가 주는 것을 감안할 때 안드로이드·iOS에 이은 제3의 모바일 OS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