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진하는 제4 이동통신 사업 참여를 두고 실무 협상을 시작했다. 중기중앙회는 어제 “검토 단계일 뿐 확정한 게 없다”며 한 발 뺐으나 현대그룹이 움직인 것 자체가 충분히 주목거리다.
시장은 현대가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중앙회와 여러 중소기업은 제4 이통 특수목적법인(SPC)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약 2500억원을 십시일반할 계획이다. 명목으로야 SPC가 1대 주주지만, 실질적으로 현대가 사업을 이끌 개연성이 크다.
조금 성급한 듯하나 시장 반응이 좋다. 주요 이통 중계·기지국 장비업체 주식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몇몇 업체는 상한가를 기록할 정도였다. 현대의 이통 시장 진입을 환영하는 뜻으로 보인다.
현대가 시장에 발을 담그면 올 6월 기준으로 SK텔레콤과 KT가 82.3%를 점유하는 이통 사업 구조를 뒤흔들 전망이다. 가입자가 5175만명을 돌파한 뒤로 ‘값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내놓는 사업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싸고 질 좋은’ 이통서비스는 탄탄한 제4 사업자를 통해 더욱 활발하게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전자, 온세통신을 통해 통신사업을 벌였다. 이통사업은 그룹 사업 영역의 포트폴리오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도움이 된다. 현대건설 인수 무산으로 자금 여력도 있다. 지분 투자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측면에서 아직 사업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IST측에도 현대그룹 참여는 천군만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위주 참여로 인해 사업성이 불안하다는 시장의 인식을 불식시킬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