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북 제조사들, 인텔 칩 가격에 불만 고조

울트라북 제조사들, 인텔 칩 가격에 불만 고조

 울트라북을 제조하는 PC업체들이 인텔 칩에 대한 가격 불만을 쏟아냈다.

 20일(현지시각) 타이완의 디지타임즈는 에이서, 콤팔 일렉트로닉스 등 PC제조업체들이 인텔 울트라북 칩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인텔이 프로세서 가격을 인하하지 않으면서 1000달러 이하 울트라북을 생산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PC업체는 “인텔이 요구하는 1000달러 이하의 울트라북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인텔 칩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서의 스콧 린 사장은 “1000달러 이하 울트라북을 만드려면 보급형(로엔드) 프로세서로 대체하거나 부품의 스펙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서와 같은 울트라북 제조업체들에게 CPU 보조금을 지원해줄 것을 인텔에게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콤팔의 레이 첸 사장도 인텔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인텔은 가까운 미래에 노트북 사용자의 40%가 울트라북으로 이전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가격을 더 낮추기 전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레이 첸 사장은 “애플 맥북에어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울트라북 판매가 고전하게 되면 윈텔 진영은 협력사들이 떠나는 것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울트라북 칩 가격에 대한 불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텔은 ‘울트라북’ 이니셔티브를 통해 PC제조업체들이 애플 맥북에어를 능가하는 초슬림·초경량 울트라북을 제조할 수 있도록 스펙을 개발하고 3억달러의 울트라북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PC 제조업체들은 인텔의 프로세서 단가를 낮추지 않는 한 1000달러 이하의 울트라북 제조가 어렵다고 항변해 왔다.

 이 때문에 인텔은 노트북 업체들이 낮은 단가에 울트라북을 제조할 수 있는 BOM(자재명세서) 레퍼런스를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이 BOM 레퍼런스에 따르면 최소 475달러~710달러의 원가가 투입된다.

 하지만 PC업체들은 컴퓨팅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인텔의 스펙을 구현하려면 1000달러에 가까운 제조 비용이 필요하며, 태블릿PC와 경쟁하려면 보다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인텔에게 현행보다 50% 낮춘 프로세서 공급을 요구했다. 인텔은 1차 협력사에 한해 20%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애플의 맥북에어는 11.6인치 보급형 모델이 999달러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울트라북 초기 모델은 1000달러 상한선을 넘었는데 아수스텍의 13.3인치 UX18031의 경우 1600달러다. 인텔은 울트라북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두께 2cm 이하의 “태블릿PC와 같은” 기능을 “얇고 가벼우며 우아한 디자인”에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타임즈는 이달 초 에이서, 레노버, 도시바, 아수스텍 등이 9월 하순부터 인텔 이니셔티브에 기반을 둔 초슬림 울트라북 공급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장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초도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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