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하이닉스 인수 희망 기업 참여 여부가 SK텔레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SK텔레콤 측에 이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신 채권단은 매각 일정 연기는 고려하지 않기로 해 현실적으로 새 업체 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채권단 관계자는 21일 “SK텔레콤 측에 다른 업체의 입찰 참여 여부에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하이닉스 매각 주간사인 외환은행은“M&A 과정에서 추가 인수 희망 기업에도 참여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매각 일정 연기는 없다고 못 박았다. 다음 달 24일로 예정된 본입찰과 이로부터 1주일 뒤에 있을 주식매매계약(SPA)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일정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며 “더 이상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게 채권단 내부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 “구주와 신주 비율, 구주 프리미엄 등 기준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은 매각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지난 20일 실무자 회의에서 단독입찰에 따른 법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매각이 이미 두 차례 유찰된 바 있어 국가계약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SK텔레콤만 남은 상황에서 ‘특혜 의혹’이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어 추가 인수 희망 기업에도 참여 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하지만 다른 기업이 입찰에 참여해도 SK텔레콤과 STX에 주어진 7주간의 예비실사 기회는 얻지 못한다. 뒤늦게 뛰어든 업체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면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새로운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정 연기도 없고 예비실사 기회도 얻지 못할 상황에서 새로운 업체가 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