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을 들여 구입한 기상청 슈퍼컴퓨터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운영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홍영표 의원(민주당)은 “550억원 짜리 슈퍼컴 3호기를 올 1월부터 8월까지 내부 통신 장애 등 원인으로 두 달에 한 번꼴로 껐다 켰다”며 “슈퍼컴 2호기는 지난 2005년부터 2011년 현재까지 운영 중에 총 350번 장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2호기는 장애발생일수와 운영 일수를 비교해 보면 1주일에 한번 꼴로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홍 의원은 “2009년 이후 슈퍼컴퓨터 2·3호기 장애 발생 내역을 검토해 본 결과, 2호기 약 65%, 3호기 약 80%가 시스템을 재부팅하는 장애였다”며 “부분적인 장애나 1년에 5~6번 정도 시스템 재부팅은 있을 수도 있고 정전사태 등 상황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문제가 많다”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슈퍼컴퓨터라는 이름이 부끄럽다”며 “550억원에 달하는 컴퓨터가 일반 노트북보다 더 고장이 잦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용구 의원(자유선진당)은 “슈퍼컴 3호기 운영인력은 15명으로 미국 74명·유럽센터 69명·일본 59명·중국 40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며 “운영인력 태부족으로 제대로 운영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수치모델 등 슈퍼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인력도 미국 370명·영국 250명·유럽센터 150명·호주 86명 등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08년 수립한 기상용 슈퍼컴 3호기 도입 기본계획안에 전문인력 확보 방안과 새로운 모델 개발을 위한 R&D 예산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운영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기상청이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첨단장비인 슈퍼컴 3호기는 이론 성능보다 높은 실제 성능이 나타날 수 있는데 현재 운영인력으로 2호기보다 향상된 성능이나 용량을 100% 내는 것이 가능하겠냐”며 인력충원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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