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목표는 국내 기술의 축적과 기업의 산업화가 조기에 정착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급변하는 국제적 기술개발 및 무한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우리 자원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국가 R&D의 문제점과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책적인 R&D의 중복성 문제다. 신재생에너지는 신기술과 신산업 분야이므로 기술 성숙도에 따라 차별화한 개발이 필요한다. 기술 저변을 확대하고 기술성과를 높이기 위해 대학 등 많은 연구주체들이 유사한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기술개발 범위와 제목의 키워드에 기반해 중복성을 판단하는 현 상황에서는 추가적으로 기술 성숙도를 높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기술개발이 이뤄지기 어렵다. 단순한 단어의 중복성은 중요하지 않다.
둘째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R&D 문화다. 국가가 지원하는 기술개발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수행하기에는 필요한 개발기간이 길고 위험성이 높은 분야다. 국가 R&D는 성실한 실패를 폭넓게 인정함으로써 수행주체가 도전적이고 깊이 있는 개발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또 실패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더욱 전략적인 개발 이슈를 도출할 수 있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이미 기술 선진국은 이렇게 실천한다.
셋째는 대기업-중소기업, 중소기업-중소기업 등 기업 간 협력이다. 신재생에너지는 향후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될 분야다. 기술개발 단계에서 효과적인 협력체계가 이뤄지면 그만큼 동반성장을 위한 토대도 자연스럽게 마련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술 위험도 크고 다양한 부품소재가 결합된 분야다. 더욱 더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중소기업이 기업 간 협력을 토대로 한 개발을 수행할 때 좀 더 적극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넷째는 기술 성숙도에 따른 목표 차별화다. 기술 성숙도에 따른 적절한 수행 방법·목표·전략 등이 조속히 정착돼야 한다. 기술개발과제 심사를 받을 때 “그 과제 끝나면 얼마에 팔 수 있으며 시장은 얼마나 큽니까?” 하는 질문을 받은 경우가 많이 있다. 짧은 과제기간에 대해 그러한 답변을 할 수 있는 과제를 왜 국가의 도움을 받아서 하나? 선진 기술개발 기법 도입을 환영하며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발·홍보·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섯째는 상용화 검증을 위한 실증연구와 초기상용화 연계문제다. 국내 R&D는 앞서 언급한 중복성 문제, 실패를 용납 않는 제도 등에 의해 기술개발이 단발성으로 끝나거나 체계적으로 성숙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우수한 인적자원과 예산을 중장기적으로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향후 먹을거리 산업 육성에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지 못한 상태다. 이들 제품의 효율적인 상용화 진입을 위해서는 성능, 신뢰성 등 검증을 위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국가 R&D의 성과가 산업적으로 결실을 보기 위해 중간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초기시장의 문제, 검증에 따른 시간과 노력의 문제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 R&D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몇 가지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언급했다. 대기업·중소기업·연구소·대학 등 개발 수행 주체 모두가 협력해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의 노력이 체계적으로 성공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자원이 없는 국내 산업의 미래다. 오늘 우리의 노력과 현명함에 미래가 달려 있다.
신미남 퓨얼셀파워 대표이사 mshinn@fuelcellpow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