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 패닉…환율 30원 폭등, 코스피 54포인트 급락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한국 금융시장이 또 다시 패닉상태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0원 폭등했고 코스피지수는 54포인트 급락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9.9원 오른 1179.8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 2일(1180.5원)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73포인트(2.90%) 하락한 1800.55에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14일(63.77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지수는 한때 전날 종가보다 3.70%나 떨어진 1785.69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6.10포인트(1.28%) 내린 471.4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과 지수 하락은 미국 연방공개준비이사회(FOMC)가 내놓은 경기 회복안에 대한 실망감이 원인이 됐다. FOMC는 시장 예상대로 경기부양 방안으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카드를 내놨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도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정책이다.

 FOMC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해 “경제성장이 여전히 둔화돼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처럼 상당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정책이 침체일로에 있는 미 경제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한 애널은 “FOMC 결과가 코스피 급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국가 부채 문제는 경제성장이 궁극적인 해법인데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환딜러는 “FOMC 결과에 실망한 시장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려들었다”며 “1200원 돌파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