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미국 애플 간의 특허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전쟁이 단순히 모바일시장 놓고 벌이는 주도권 다툼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화사 파나마운트 픽처스의 글로벌 개발부문 선임 부사장이었던 데릭 브로스는 25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에 기고한 칼럼에서 그동안 비교적 침묵을 지켜온 삼성전자가 최근 공세로 전환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 지도를 펼쳐보면 `거실`이 아직 애플이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미국민의 거실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엌, 세탁실까지 점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로스는 "여기에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게임, 음악, 영화 등을 구동할 수 있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무선기기들이 결합하면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최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주부들은 TV를 통해 세탁기의 작동이 완료됐는지를 알 수 있고, 휴대전화기를 이용해 전자레인지를 작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에 도착할 시점에 맞춰 저녁식사가 준비되도록 할 수도 있다는 게 브로스의 설명이다.
브로스는 특히 삼성전자가 콘텐츠 배급업체들을 상대로 전략적인 인수를 하거나 그들과 강력한 제휴관계를 맺으면 앞으로 더욱 주목받는 위치를 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애플에 대한 사랑이 남녀 간 애정 수준에 가깝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견실한 생활 밀착형 소비자기업이 등장하면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면서 "애플이 가까운 미래에 거실에 놓일 52인치짜리 아이패드를 내놓는다면 삼성과 애플 간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