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특집]풍력,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중심축으로

[풍력특집]풍력,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중심축으로

 안전성 문제에 발목 잡힌 원자력발전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 신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이미 화석연료와 가격경쟁이 가능한 풍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풍력산업을 10년 뒤 먹을거리로 정하고, 제2의 조선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풍력시장은 미국·덴마크·독일·중국·인도 등 국가들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덴마크 베스타스·미국 GE에너지·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잡고 풍력시장의 다크호스가 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전자신문 그린데일리는 국내외 풍력시장 현황과 전망, 우리 풍력기업들이 땀 흘리고 있는 현장과 글로벌 시장 호령 전략을 점검하는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세계 풍력시장은 최근 10년간 매년 30~50%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간 15% 수준으로 고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성장세에 힘입어 2015년 이후에는 반도체·조선 등과 견줄 수 있는 세계 경제의 핵심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그동안 유럽과 미국 중심이었던 풍력시장은 지난해 신규 설치의 48%(약 2GW)가 중국에서 이뤄지는 등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산 풍력발전기 설치를 적극 유도해 상대적으로 중국 풍력업체들이 크게 성장했다.

 덴마크의 신재생에너지 조사기관 BTM컨설트에 따르면 베스타스와 GE에너지는 지난해 세계 시장의 24.4%를 점유했으나 중국 업체들에 의해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중국 시노벨은 지난해 GE에너지가 갖고 있던 업계 2위 자리를 빼앗았고, 4개 중국 공급사들이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업체들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31.2%다.

 주목할 만한 시장 변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마이너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다. 2007년 전까지만 해도 10위권 이하의 기업들은 전체 시장의 5~6%를 차지했으나, 2008년 이들 기업들의 점유율이 15.8%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0.2%로 확대됐다.

 그린레이스의 최전선이 된 풍력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정부는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 산업으로 육성하고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 점유율이 0.5% 정도임을 감안하면 야심찬 계획이다. 기술력 제고와 트랙레코드(실적) 축적 등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 73% 수준인 국산화율과 65%인 기술수준도 2015년 80%까지 높이고, 2030년에는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정부는 개발 제품의 인증 및 초기 상용화 실적 확보에 국가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지난 7월 22㎿ 규모의 영흥풍력단지를 준공했고, 원가절감과 신뢰도 및 품질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이를 위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상풍력 1단계 사업을 통해 2014년까지 전라남도 부안·영광 해상에 총 80㎿급 풍력발전단지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풍력업체들은 국산풍력 개발과 국제인증 취득 등 세계시장 진입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풍력시장이 육상에서 해상으로 옮겨가는 추세라, 해상 구조물에 대한 설계 및 시공 능력이 우수하고 제철·단조분야 강점을 앞세워 대부분의 부품 조달이 용이한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곧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풍력업계는 해상 풍력발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두산중공업·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업체들이 벌써 해상 풍력발전 상용화를 위한 실증에 나서고 있다. 그 중 대우조선해양과 STX는 차세대 해상 풍력발전시스템으로 7㎿급을 선택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급 제품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용량이다.

 손충렬 목포대학교 석좌교수는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선진화된 기술력을 갖고 있고 풍력발전기 부품제작 개발을 위한 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됐지만, 기반기술의 확립 및 자체 연구개발이 부족하다”며 “풍력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R&D 투자 확대, 지원정책 보완 및 관련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사진은 덴마크 니스테드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진은 덴마크 니스테드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세계풍력시장 전망.
세계풍력시장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