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바람을 놓고 한창 ‘그린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미국·EU·중국 등을 중심으로 정부 주도 연구개발 전략으로 그린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검토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도 ‘탄소 공세적(carbon advantage) 발상의 전환’을 역설하며 그린에너지 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투자기회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한 해 사용하는 에너지의 98%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상황이 반대다. 지구상에 풍부한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므로 누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수출국이냐 수입국이냐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다행히 화석에너지자원은 부족하지만 기술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특히 풍력 발전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5% 수준일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도 태양열·지열 등 다른 에너지에 비해 풍력발전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풍력발전은 친환경성과 발전단가를 고려할 때 현재 경제성이 상당히 높은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에 풍력은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신재생에너지 생산비용과 화력발전비용이 같아지는 균형점)에 도달했다.
풍력산업 시장의 거침없는 성장추세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첫째, 풍력산업 성장의 주도권이 유럽에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북미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풍력산업은 거대한 장치산업이며 일부 부품의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술 우위만 확보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둘째, 풍력산업 중에서도 해상풍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기는 대용량화와 신뢰성이 핵심 이슈다. 이에 대한 기술 확보가 향후 글로벌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 구조물과 조선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해상풍력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우리 정부도 이에 발맞춰 해상풍력단지를 수출 상품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말 ‘기술개발→실증→해외진출’을 포함하는 ‘해상풍력추진 로드맵’을 수립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한다. 오늘 당장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우리 일상생활에 직접 와 닿지 않는다는 점과 세계경기 둔화로 투자가 다소 침체돼 있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여건에서 풍력산업이 풍력발전 날개를 활짝 펴고 ‘제2의 조선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산업계의 기술개발 노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서 국민적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5년 내에 바닷바람에 힘입어 우리 젊은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jhchung3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