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이 다른 신재생에너지 보다 좋은 점
신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풍력발전을 경제성과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고 있다.
풍력은 무한한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발전 방식으로 연료비 등 에너지 생산비용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광·조력발전 역시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발전효율과 시공 측면에서 더 많은 우위점을 가지고 있다.
태양광은 최근에서야 19% 효율의 전지가 개발되고 있는 반면, 풍력발전은 발전효율이 25%를 웃돌고 있다. 부지사용 면에서도 태양광은 설치면적이 넓지만 풍력은 설치 높이가 높아 지상을 농사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시공기간도 6개월 정도로 짧아 방조제를 건설해야 하는 조력발전에 대비 진입장벽이 낮다. 설치 완료 후에는 대부분 원격 무인 운전으로 운영, 유지보수 비용도 적다.
하지만 평균 풍속 4m 이상인 곳에 설치를 해야 어느 정도 경제성을 확보 수 있어 입지조건이 까다로운 단점은 있다. 주변 장애물과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소음발생 및 경관훼손 등을 이유로 지역주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해상풍력은 이 같은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비용이 배 이상 들어가지만 용지확보가 쉽고, 육상보다 지속적이고 강한 바람을 얻을 수 있다. 이미 7㎿급 풍력발전기 개발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정도로 대형화가 가능하고 소음공해 등 지역주민 민원문제에도 자유롭다.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39GW가 설치됐고 올해는 46GW가 설치될 예정이다. 약 100조원 규모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풍력시장은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메이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 역시 육상풍력의 입지제약으로 해상풍력사업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해상풍력이 각광받는 이유.
해상풍력발전은 육지가 아닌 해상 위에 풍력터빈을 설치, 육지보다 강한 해상의 안정된 바람을 이용해 얻은 전력을 해저 케이블을 통해 육상의 변전소 계통에 연계하거나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다.
해상풍력발전은 육상에 비해 설치장소의 자유도가 높고 장애물이 없어 안정적인 풍력을 얻을 수 있다. 또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풍속이 높고 바람이 균일하기 때문에 풍력발전기 수명도 연장된다.
해수면 위 난류층 높이는 지상 난류층 높이보다 낮으므로 풍력터빈이 설치되는 위치에서 바람 품질이 우수하다. 블레이드(날개) 속도가 빨라져 소음이 커져도 주민 민원 소지가 적다.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설치공간이 넓고 민원이 육상에 비해 적어 더 큰 용량의 풍력터빈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풍력터빈을 해상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상에 지지구조물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과 제약 조건이 따르게 된다.
해상풍력발전단지는 기초설치를 위한 해저기반 조사를 시작으로 기초부재 제작·파일기초 해상시공·타워시공·터빈시공·해상변압기 시공·해저케이블 설치 등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특히 해상풍력은 해상지지구조물 제작 및 시공비가 전체의 2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해상지지구조물의 건설 공기 단축, 시공 위험도 등과 관련한 비용효과성을 갖도록 하는 시공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아울러 유지보수 시 육상용에 비해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부식방지 기술·시스템 감시·고장 시 진단기술·고장 예방기술 등이 필요하다.
◆베스타스가 세계 풍력 1위 업체가 된 비결은.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 부동의 1위 기업인 베스타스가 풍력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1970년대말이다. 1945년 설립한 이래로 선박·자동차·건설장비 부품 생산을 주업으로 삼던 베스타스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겪으며 탈석유라는 트렌드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풍력에 미래를 걸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필요성과 신뢰가 없던 당시, 도박과도 같은 선택이었지만 베스타스는 현재 세계 6개 대륙 66개국에 자신들이 만든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며 당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베스타스의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 점유율은 24%에 이른다. 풍력발전기 누적 설치량은 4만3000기로 이를 통한 연간 전력 생산량만해도 9500만㎿/h 달한다.
베스타스는 특히 풍력시장 점유율 확대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R&D센터를 설립하고 수 천개의 터빈을 가동,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베스타스의 성장에는 일치감치 녹색에너지 정책을 추진한 덴마크 정부의 역할도 크게 작용했다. 오일쇼크가 지나간 1980년대 국제유가가 다시 안정을 찾으면서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경제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가 풍력발전 보급 정책을 유지하며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었다.
이 결과 1970년대 초반 에너지의 99%를 수입하던 덴마크의 에너지자급률은 2006년 145%를 넘어섰다. 또 남는 에너지를 해외로 팔아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유일한 에너지 순 수출국이 됐다. 녹색과 성장의 공존을 모색하는 우리나라에게 덴마크와 베스타스의 성장 모델은 가장 성공적인 벤치마킹 사례이기도 하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풍력발전기 어떻게 옮기나?
멀리서 바라보는 풍력발전기 경관은 영화나 드라마 배경으로 쓰일 만큼 평화롭다. 하지만 막상 그 앞에 서면 오금을 저리게 할 정도로 위용이 압도적이다.
50m에 달하는 날개와 100m에 달하는 타워, 어지간한 조립식 집 한 채만한 본체(너셀)로 구성된 풍력발전기의 무게는 수백톤에 달한다. 설비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설치를 위한 운반 작업은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풍력발전기 설치는 날개와 타워 본체를 따로 운반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설비가 설치 지역에 가까운 항구에 도착하면 대형 트레일러들이 이를 나눠 실은 후 수송 작전을 시작한다. 도로를 거의 점령하다시피 이동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송 작전은 심야에 펼쳐지기 마련이다.
산자락 하락에서 산 능선까지 오르는 데는 헬기를 이용하면 좋지만 무거운 대형 설비들은 운반을 위해 임시 진입로를 뚫기도 한다. 이 때문에 풍력발전 시공 시 산림훼손 논란이 일기도 한다.
육상풍력에 비해 규모가 큰 해상풍력 설비는 육지 운반으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다. 생산지에서 바로 선박으로 이동해 운송비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여러 풍력발전소 공장이 조선소 옆에 둥지를 트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해상풍력은 석유시추선과 유사한 전용 설치선을 통해 운반 및 설치가 이루어진다. 이 설치선은 수면 아래로 지지대를 내려 선박을 고정시킨 뒤 수백톤급 크레인을 이용해 풍력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한다.
최근에는 해상 이동 중 선박위에서 풍력발전기를 조립하고 현장에서 바로 설치하는 방법 등도 검토되고 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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