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웅 한국델켐 대표는 국내 캐드캠 업계 1세대다. 지난 1992년 창업해 20년 가까이 영국 델켐의 캐드캠 솔루션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개척해왔다. 델켐 캐드캠 솔루션인 ‘파워밀’ ‘파워쉐이프’ ‘아트캠’ 등은 후방산업 뿌리인 우리 금형 및 사출산업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에 올려놓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델켐은 지난해부터 자체 솔루션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대표는 “국내 제조업 분야 가공 및 생산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기 위해선 델켐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절감했다”며 “현재 기술연구소가 중심이 돼 생산 및 가공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자동화하는 솔루션인 ‘HDSA(한국델켐 자동화 솔루션)’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중 HDSA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동화 솔루션이 도입되면 생산라인에서 공작기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어 생산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가 모델링 최적화, 최적 공구DB 선택, 데이터 통합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것. 올해 들어 타이어 금형업체인 세화IMC와 반도체 LCD분야 정밀세정업체인 SKC솔믹스의 생산 공정을 자동화한 것도 내세울만한 실적이다.
한국델켐은 최근 금형, 사출 산업 중심에서 건강의료, 소비자용 제품 디자인, 부품 직접 가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국내 스마트폰 업체에 제품 디자인 설계 SW로 델켐의 캐드캠 솔루션을 공급한 것 역시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의료, 제품 디자인 분야를 중심으로 캐드캠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요즘 캐드캠 시장 역시 다른 SW 분야와 마찬가지로 ‘오픈 아키텍처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고객들이 델켐의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자사 생산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도입하는 게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델켐은 최근 대학, 고등학교에 캐드캠 솔루션을 보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정 대표는 “교육 기관에서 캐드캠 전문 인력 양성에 소홀하면 그 여파가 생산 현장에까지 미칠 수밖에 없는 게 국내 제조산업의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국내 유명 대학이나 폴리텍대학 등 직업 교육 전문기관에 캐드캠 솔루션을 기증함으로써 캐드캠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교육기관에 제품을 기증하거나 교수 인력, 교재 지원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정 대표는 직원과의 감성적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자다. 올해 초부터 ‘G밸리 CEO합창단’ 활동에도 열심히 임하고 있다. 주 1~2회 CEO들과 합창연습을 하면서 문화적인 소양과 감성을 키우는 게 회사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