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껍데기 전쟁`이 더 뜨겁다

미국 케이스메이트가 이달 중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삭제한 `아이폰5` 커버 시제품.
미국 케이스메이트가 이달 중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삭제한 `아이폰5` 커버 시제품.

 아이폰5·갤럭시S2 LTE 등 블록버스터급 스마트폰 대결이 임박하면서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계도 수조원대 ‘케이스 전쟁’에 돌입했다. 국내외 업체들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제품 디자인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이저업체 일부는 이미 디자인을 확보하고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액세서리 케이스 시장 경쟁도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한국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체 아이커버는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맥월드 2011’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아이폰5’ 케이스를 깜짝 공개했다. 애플로부터 외관 디자인을 공식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시장에 떠도는 루머를 바탕으로 만든 가상의 아이폰5 케이스였다.

 하지만 관람객의 관심이 집중되자 아이커버 관계자는 “진품은 아니다.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라며 해명하기에 바빴다.

 미국 액세서리 전문업체 케이스메이트는 이달 중순 홈페이지에 ‘아이폰5 케이스’라며 디자인을 공개했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삭제 요청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졌다. 지난 주 맥월드에 참여한 케이스메이트 관계자는 “비공식 라인으로 아이폰5 디자인을 이미 확보해 개발해놓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맥월드 전시회를 참관한 김성훈 디비스 이사는 “전시장에 참가한 10여개 국내외 업체 대부분이 아이폰5 디자인 정보를 갖고 이미 제품을 개발해 놓았다고 소개했다”며 “스마트폰 케이스 업계에는 이미 아이폰5 디자인 정보가 비공식라인으로 공공연하게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액세서리 업계가 신제품 디자인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은 새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누가 먼저 케이스를 내놓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블록버스터급 스마트폰은 출시된 지 3개월간 대부분 팔린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뒤 커버를 개발하면 아무리 빨라도 1개월이 지난 뒤에야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김성훈 이사는 “케이스 디자인 시간을 제외하고 제품 사출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3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사전에 디자인 정보를 확보하지 않으면 사실상 ‘타임투마켓’ 전략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제품 출시에 앞서 외관 디자인을 먼저 제공받아온 삼성전자의 공식 파트너 애니모드가 항상 갤럭시S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액세서리를 내놓아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애니모드는 갤럭시S2 LTE 신제품에 맞춰 케이스를 이미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규모는 올해 국내 5000억원대, 세계 35조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