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2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여는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 첫 스마트패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보다 더 강력한 생태계를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아마존은 스마트패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사실상 애플에 이어 이 시장 2위인 삼성전자는 새로운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아마존의 스마트패드가 높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첫 번째 이유는 낮은 가격이다. 시넷·테크크런치 등 미국 IT 전문매체들은 “애플 아이패드2 최저가 모델(499달러)의 절반인 250달러에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대신 스마트패드를 ‘통로’ 삼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 유통 생태계를 통해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시장을 52%(IDC·2011년 2분기) 점유한 전자책과 함께 ‘아마존 웹서비스(AWS)’로 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글로벌 톱이다. 제임스 맥퀴베이 포레스터리서치 분석가는 “(아마존의 스마트패드는) 소비자와 관계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팔기 위한 마케팅 툴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애플 아이튠즈에 필적하는 음원 수를 확보하고 있는 ‘아마존 MP3’와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 ‘아마존 앱스토어’ 등도 주요 무기다.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내놓고 있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영화·음원 서비스와 전자 도서대여 서비스 등이다. 또 스마트패드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도록 기존 웹사이트를 10년 만에 전면 개편하고 전자책과 음원·게임·앱 등 웹스토어 판매 콘텐츠는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공영일 KISDI 부연구위원은 “아마존은 스마트패드를 별개의 사업이 아닌 자사 사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 관점에서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생태계가 구글에 전혀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마존 스마트패드 운용체계는 안드로이드 기반이긴 하지만 중간 단계부터 자사의 서비스에 적합하도록 수정 작업을 거쳤다. 따라서 구글의 인증을 받지 않아 안드로이드 마켓 등을 이용을 할 수 없다. 아이패드를 제외한 스마트패드 중 ‘탈 안드로이드’를 선언한 첫 제품인 셈이다.
‘아이패드 대항마’로 경쟁을 벌이게 된 삼성전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아마존 스마트패드의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삼성은 하드웨어 경쟁 우위와 함께 함께 나름의 생태계도 구축하고 있어 밀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 정식 도입은 아직 불투명하다. 북미·유럽이나 일본시장과는 달리 아마존 서비스 이용도가 높지 않고 현지화된 서비스도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마존의 스마트패드가 해외 시장에서 잘 팔린다면 당연히 도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사후 서비스망 확보나 서비스 현지화 등 전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