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세계 이러닝 분야서 한국이 선도적 역할 하려면…

 [ET단상]세계 이러닝 분야서 한국이 선도적 역할 하려면…

 한태인 방송통신대학교 이러닝학과장 hanten55@knou.ac.kr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이러닝에 대한 국제표준을 개발하는 제24차 ISO/IEC JTC1 SC36 국제회의가 열렸다. 24차 총회에서는 의미 있는 일이 몇 가지 이뤄졌다. 먼저 국제표준기구인 ISO 아래에 있는 정보통신과 관련한 기술위원회(TC)와 JTC1 간에 표준제정지침을 통일했다. 국제표준을 되도록 빨리 만들려는 의도다. 급속히 발전하는 정보통신 분야의 업계 사정이 반영된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한국이 제안한 그린(Green)-ICT나 센서네트워크 기술 표준화를 교육정보기술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한 가지는 국제문서표준을 다루는 그룹이나 이러닝 표준을 선도하는 표준전문가 그룹에서 전자책(e-Book), 전자교과서(e-Textbook), 디지털교과서(Digital-textbook) 등과 같은 전자출판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캐나다, 중국, 프랑스와 함께 이러닝 국제표준에서 기여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2012월 9월 부산 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역대 두 번째로 총회를 3회나 개최하는 국가다. 또 SC36의 간사국 역할, 워킹그룹의 컨비너와 리포터 등을 맡고 있으며, 전체 국제표준 프로젝트의 20%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역동적인 역할은 국가적으로나 국민적으로 정보기술과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덕택이다.

 이제는 생산적이고 효과적인 이러닝의 역할을 기대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교육엔 2015년까지 2조2000억원이 투자된다. 디지털교과서 개발계획을 전자교과서로 대체해 추진하고 있지만 이제라도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야 한다. 이 보급에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면 적절한 기관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실시하면 좋을 일이다.

 교사들이 교과과정을 가르칠 때 학생에 맞게 보조교재를 제작해 제공할 수 있도록 비디오 클립(e-Clip)으로 세분화된 교육자원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참여하는 교육, 함께하는 교육이 자연스럽게 소셜러닝, 집단지성 및 협력학습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중국은 전국 온라인 교육망과 더불어 2억5000만명의 학생과 교사가 참여하는 전자책가방(e-Schoolbag)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2010년부터 준비했다. 2020년 시행이 목표다. 여기엔 디지털교과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학습 적용도 포함된다.

 이러닝을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정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중남미, 서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해외협력 사업으로 진행됐던 원조사업이 이젠 민간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10개 이상 국가적 이러닝 프로젝트에 민간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이러닝이 국제협력 사업에서 아주 중요한 시점에 있음을 뜻한다. 지난 10년간 일본, 프랑스, 호주 등이 동남아 시장에 이러닝 국제협력 사업을 펼쳤다가 모두 실패했다. 이는 교육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인 차이가 많다는 것과 동남아 국가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시기적 문제가 주된 이유였다. 현재 이들 개발도상국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나 네트워크 활용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정부나 관련기관은 이러닝을 소프트웨어나 디지털콘텐츠의 사업분야라는 점을 인식하고 동시에 그들의 문화적인 차이나 정보격차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러닝은 단순히 산업제품을 파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미래를 내다보는 문화의 수출이다. 국가 차원의 거시적인 지원과 배려가 한국을 세계 이러닝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