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지난 3년간 정부출연연구소에서 받은 기술료를 바탕으로 재투자한 연구개발(R&D) 사업에서 수익을 단 한 푼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지경위의 지식경제부 국감에서 박민식 의원(한나라당)이 한국산업기술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술료 재투자에 따른 수익은 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경부가 추진 중인 일반 R&D 사업보다도 성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다.
지경부가 최근 3년간 집행한 기술료 총액은 2935억원이다. 기술료는 정부 지원으로 주관기관(중소기업 등)이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성과물 활용과 권리획득 대가로 지원금 일부(20%)를 다시 정부에 반납하는 제도다. 기술료 사용 목적은 국가 R&D 재투자 사업과 기술개발 장려 및 촉진사업에 국한된다.
그러나 지경부는 이 제도를 통해 수익적으로 전혀 성과를 얻지 못했다. 논문 건수도 27건에 불과했으며, SCI 논문은 단 3건에 그쳤다. 특허출원 건수는 23건, 표준특허는 4건에 불과했다. 논문과 출원의 성과도 127개 사업 중 9개 사업에서 나왔다. 90%에 달하는 나머지 118개 사업에서는 기술료 수입, 논문, 특허 모두 전무했다.
박 의원은 “사실상 막무가내식 예산지원이 이뤄졌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해당 예산은 ‘공무원 유학용 편법’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국제기술인력양성사업’이나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등 기관 운영 경비로 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국회 눈치 보지 않고 편법적인 예산으로 운영하기에 연간 1000억원이란 돈은 너무 큰 돈”이라며 “국회 통제 없이 누군가의 돈잔치에 사용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술료가 지정된 목적 외 사업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향후에는 소관 상임위에 사전 보고토록 해야 한다”며 “그 밖에 양적, 질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국회 차원의 심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3년간 지경부 기술료 성과현황
(자료: 박민식 의원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