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애플’을 노려라.
스티브잡스 사망으로 스마트폰 왕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리더십 리스크’에 빠진 애플을 추월하기 위한 글로벌 IT 공룡들의 대반격이 예상된다.
애플 대항마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 차이로 애플을 바짝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2800만~2900만대로 예상된다. 애플이 2000만대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사실상 세계 1위 타이틀은 바뀔 전망이다.
삼성과 애플의 기싸움은 4분기에 결판이 날 공산이 크다. 양사가 나란히 차세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격돌하기 때문이다. 판세는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애플 차기작 ‘아이폰4S’가 기대이하로 평가되면서 삼성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애플의 전략 변화가 변수다. 애플은 아이폰4S를 내놓으면서 단종이 예상됐던 아이폰3GS를 계속 생산하기로 했다. 대신 통신사 2년 약정에 가입할 경우 ‘공짜폰’으로 뿌리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유럽 등 중저가 오픈마켓에서 아이폰을 대중적으로 공급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이폰 대중화 전략이 적중하면 애플은 순식간에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4분기엔 판매량에서 애플이 다시 역전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애플의 대중화 전략 성공 여부는 결국 중국 시장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중국 1위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에도 아이폰을 본격 공급한다.
삼성과 애플의 맞대결은 특허전쟁으로도 일희일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아이폰4S가 출시되자 마자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정에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을 냈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애플 시장 확대를 직접적으로 가로막을 수 있다.
판매량과 함께 플레그십 모델 경쟁도 관심사다. ‘스마트폰=아이폰’이라는 등식이 생긴 것처럼 삼성전자가 완전한 1위를 위해서는 ‘스마트폰=갤럭시S’라는 공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갤럭시S2 LTE’를 승부수로 내놓았지만 전 세계적 파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에 LTE가 가능한 네트워크가 완전히 갖춰지려면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맞대결이 진정한 플레그십 모델을 가리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을 등에 업은 노키아와 모토로라도 복병으로 부상 중이다.
일반 피처폰 시절 메이저였던 이들은 애플 위기를 최대한 기회로 삼을 태세다. MS·구글 등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기업을 우군으로 삼아 삼성전자에도 부담스러운 경쟁자들이다.
노키아는 이르면 이달부터 MS 윈도폰7.5 기반의 ‘망고폰’으로 포문을 연다. 모토로라도 구글 새 운용체계(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신제품을 연말게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가 ‘홈 그라운드’인 유럽에서, 모토로라가 미국에서 각각 대약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쏟아진다.
LTE폰으로 대반격을 노리는 LG전자와 팬택도 도약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독자 OS와 앱스토어 등 약한 소프트파워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고중걸 로아컨설팅그룹 연구원은 “LG전자 옵티머스 3D, 팬택 베가시리즈가 아이폰4S 경쟁력을 웃돌고 있다”며 “국내 시장만 놓고 봐도 아이폰4S는 기존 아이폰3나 아이폰4보다 팔리지 않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