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바이오와 화학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반도체, LCD 등 산업 생산시설 역시 보다 깨끗한 환경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바이오와 화학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바이오 및 클린룸 구축 전문업체 하나지엔씨 박동일 대표의 말이다.
하나지엔씨는 병의원 수술실, 무균병동, 감염격리실, 동물실험실 등에 무균설비를 공급하거나 클린룸 환경을 구축·시공하는 바이오 전문 업체다.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경희의료원, 아주대병원, 대구 파티마병원, 대전 을지병원, 건국대병원,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 등 수많은 병원에 무균시설을 만들었다. 동물실험실 시공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인데 서울대 평창 그린바이오단지 내 실험동물 사육시설, SK케미칼의 동물실험실,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동물실험실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들 동물 실험실은 실험 동물을 대상으로 각종 임상 실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 등 위험으로부터 실험자들을 보호해야만 한다. 당연히 높은 수준의 안전시설이 필요하다. 하나지엔씨는 생물안전등급시설 등급 가운데서도 높은 등급인 ‘레벨 3(BL3)’ 기술을 확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박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생물안전등급 ‘레벨 4(BL4)’ 기술을 이른 시일 내 확보하고 병의원 클린룸 위주에서 탈피해 사업다각화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해외 시장이다. 국내에서 확보한 기술을 기반으로 동남아, 러시아 등 의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 “이미 베트남 하노이 후에병원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병원 등에 클린룸을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삼성물산 등 대기업들과 협력해 해외 미개척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나지엔씨는 반도체나 LCD생산에 필요한 클린룸 사업도 하고 있다. 반도체 포토마스크 공정에 필요한 챔버(Chamber)를 구축, 삼성·LG 등 전자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병원 무균실 시공 경험이 반도체와 LCD 클린룸 시공 사업에까지 이어진 셈이다.
박 대표는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개발 자금을 지원받아 건물 통풍시설인 ‘덕트(風道)’용 탈취, 멸균 시스템도 개발했다. 덕트에 이 제품을 연결하면 냄새나 균을 제거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음이온도 발생하기 때문에 병원의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비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하나지엔씨는 한발 더 나아가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멸균탈취기인 ‘그린에어크리에이터’도 개발, 판매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현재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업체들의 협의체인 ‘그린IT 미니클러스터’ 회장직과 구로상공인회 부회장 등 직책을 맡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산·학협력 못지 않게 산·산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G밸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제품이나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