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계열사가 보유 중인 삼성생명 주식 처분에 나섰다. 대한통운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서란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18일 공시를 통해 삼성생명 보유주식 300만주를 20일 주당 8만5500원, 총2565억원에 처분한다고 밝혔다. CJ오쇼핑 역시 같은 날 삼성생명 보유주식 100만주를 총 855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번 삼성생명 주식 매각으로 CJ그룹은 현금 342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대한통운 인수계약 당시 금액인 1조8450억원의 18.54%에 해당한다.
CJ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유예기간이 만료돼 지난 8월 계열사인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에 삼성생명 지분 3.2%를 매각한 바 있다. 당시 CJ제일제당이 CJ로부터 삼성생명 주식을 매입한 가격은 주당 8만5000원이었다.
증권가에선 “시장에서 삼성생명 주식이 저평가돼 있어 계열사에 주식을 팔기로 했다”고 밝혔던 CJ그룹이 8만5500원에 주식 매각을 결정한 것은 대한통운 인수대금 마련에 여유가 없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이번 지분 매각이 삼성생명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 가진 잔여 지분(각각 139만4340주, 100만주)의 추가 매각이 어려워 질 수 있다. 실제 9월초 9만원 대였던 CJ주가는 현재 8만원 초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삼성생명 주식을 유동화시키겠다는 그룹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한통운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