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험인증기관 영리법인화하고 영세 시험업체 통폐합 추진

 정부가 기존 시험인증기관을 영리법인화하고 영세 민간시험기관 통·폐합까지 추진한다.

 17일 국무총리실이 범부처 합동안으로 작성한 ‘제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16년까지 기존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되는 국내 시험인증기관을 영리법인화해 대형화하고 국제 경쟁력 강화를 꾀할 방침이다. 또 영세한 민간시험인증기관들은 인수합병(M&A)해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영리법인화 대상 시험인증기관은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KCL)·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세 곳이다. 이들은 지난해 마련된 법적근거를 통해 6개 기관이 3개 기관으로 통합된 바 있다.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시험인증기관은 장기적으로 영리법인화해 글로벌 시험인증기관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논의는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3개 시험인증기관은 이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또 정부는 KOLAS 지정 시험기관 중 영세한 업체들을 M&A해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지식재산 서비스산업의 영세성을 극복하고, 수많은 업체 난립으로 기업이 원하는 고품질 지식재산 서비스가 어려운 것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 관계자는 “7개 다국적 시험기관이 세계 시장 20%를 점유하고 있으나 1590개에 달하는 국내 시험인증기관 점유율은 4.2%에 불과하다”며 “이는 기술 성능인증, 시험분석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합병 대상 업체나 통폐합 방식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의견을 수렵 중이다.

 이에 민간시험기관 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험인증 업계 관계자는 “SGS와 같은 세계적인 시험인증기관은 오랜 전통과 끊임없는 혁신으로 경쟁력을 향상한 결과지 정부 재원으로 덩치를 키워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자본을 투자해 발전해 나가는 민간시험인증기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면서 국민 혈세를 낭비할 가능성이 농후한 전근대적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은 향후 5년간 지식재산 정책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중장기 발전전략으로 정부 및 민간 합동의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립하는 범국가적 차원의 종합전략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