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구조개편을 위한 청와대의 부처 간 의견조율 작업이 난항이다. 당초 이달 내 가시적 성과를 기대했던 출연연 구조개편 작업이 또 다시 장기화될 조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당초 이달 중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키로 했으나 날짜조차 잡지 못했다”며 “출연연 구조개편 문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출연연 구조개편 관련 부처 간 의견 조율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6일 ‘정부출연연구소 개혁안’을 확정짓기 위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지난해 ‘과학기술출연연구소 발전 민간위원회’가 내놓은 출연연 개혁 방안인 ‘민간위 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부처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관계자는 “부처 간 입장차가 뚜렷하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쉽게 조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달 회의 이후 지금까지 부처 간 추가적 협의나 회의일정에 대해 논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조율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출연연 구조개편에 대한 지경부와 기재부 반발 때문이다. 과학기술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는 지난해 출연연 구조개편과 관련한 개편안을 제시했다. 민간위 안은 출연연을 국과위 산하로 옮겨 융합 연구와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과위와 교과부는 이 같은 민간위 안을 수용하고 시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경부가 반발하고 있다. 지경부는 규모가 크고 산업과 직접 연관이 있는 연구소를 계속 지경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재부 역시 민간위 안에 부정적 입장이다.
이에 비해 과기계는 출연연을 국과위 산하로 일원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채영복 원정연구원 이사장은 “출연연이 세계적 수준의 R&D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부처 간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며 “제시된 민간위 안에 따라 출연연 거버넌스를 개편, 출연연이 제 역할을 하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연연 구조개편 추진일지
2008.4 출연연 개편 필요성
2009.4 아더.D 리틀에 출연연 개편 방안에 관한 용역 발주
2009.7 출연연 운영효율화 추진방안 보고
2009.11 과학기술출연연 발전 민간위원회 출범
2009.11~2010.6 민간위원회 개편안 VIP보고
2010.7 민간위원회 해체
2010.7~9 과학기술계 현장 의견수렴
2010.9 당정협의
2010.10 국과위 개편안 국과위 보고
2010.11 법 개정 추진 및 법률안 확정(차관 및 국무회의)
2010.12~2011.1 출연연선진화추진단 개편안 검토
2011.3 새로운 형태의 국과위 출범
2011.9 출연연개혁안 관계부처 장관회의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