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이상길 제일기획 북미법인 본부장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이상길 제일기획 북미법인 본부장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 광고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TV가 죽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시청률 면에서는 건재합니다. 당분간 전통과 뉴미디어가 혼재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미국 뉴욕 현지에서 만난 이상길 제일기획 미주법인 본부장(상무)은 “미디어 광고 시장에도 디지털화와 개인화가 급속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92년 제일기획 해외 광고팀으로 출발해 언플러그드 미디어 대표, 제일기획 글로벌 인터렉티브팀을 거쳐 지난해부터 제일기획 북미 법인을 이끄는 미디어 전문가다. 미국이 세계 광고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신 미디어 흐름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이 상무는 “지난해 미국 광고시장은 160조원으로 우리나라 8조원에 비교하면 20배 규모”라며 “2008년 200조원를 찍은 후 주춤하다가 다시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에 민감한 광고 수요를 감안할 때 미국이 회복 중이라는 분석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TV가 44%로 가장 높으며 이어 인터넷(20%), 잡지(16%), 신문(12%) 순으로 집계했다.

 이 상무는 특히 일부에서는 TV가 죽고 인터넷이 뜬다고 하지만 오히려 미국에서는 TV시청률이 늘어나는 다소 의아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조사기관에 따르면 오히려 TV시청 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TV가 전통 미디어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미디어 소비 형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대부분 습관적으로 TV를 켜 놓고, 실제 미디어 소비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와 같은 새로운 단말에서 이뤄집니다. 한 마디로 미디어의 퍼스널화가 급속히 진행 중입니다.”

 이 상무는 이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 광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미디어는 형태에 따라 모바일 마케팅, 소셜 미디어, 디스플레이 광고, 검색 엔진, 비디오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전체 광고 시장의 20%이며 이 중에서 검색과 디스플레이가 전체의 70%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이 상무는 그러나 지금 미국 광고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모바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모바일은 아직 전체 디지털 광고 중 3%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2014년까지 40% 이상의 고성장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초고속 성장 배경으로는 미국에서 모바일폰 사용자가 3억명에 달하며 스마트폰 사용자도 6000만명을 넘어선 점을 꼽았다. 여기에 다른 어떤 형태의 광고보다도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형별로 보면 동영상과 같은 모바일 비디오 광고가 74%로 가장 높고 이어 검색과 디스플레이가 60%, 메시징이 20%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글 애드몹, 애플 쿼트로, 밀레니얼 미디어, 모지바 등과 같은 모바일 광고업체는 광고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 상무는 당분간 전통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혼재하면서 광고 시장을 키워 나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디어도 하이브리드 형태가 속속 나온다고 전망했다. IT발달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전과 다른 ‘기발한’ 광고가 나온다는 예측이다.

 뉴욕(미국)=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