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대폭락했다. 난야와 이노테라 등 대만의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세공정 전환에 뒤지면서 D램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여파를 이겨내지 못한 결과다.
난야와 이노테라 등 대만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발표한 19일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야는 3분기 매출이 73억2300만 대만달러(2770억원)를 기록, 전분기 114억6800만 대만달러(4332억원)에 비해 36.14%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노테라는 같은 기간 매출이 89억4400만 대만달러로 전분기(101억5700만 대만달러)에 비해 11.9%가 감소했다.
양사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한 분기만에 다시 하락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난야가 -134%, 이노테라가 -77%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지난 2분기 각각 -56.9%, -34.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2배 가까이 손익률이 악화됐다.
3분기 순적자폭은 난야가 119억6300만 대만달러, 이노테라가 70억2200만 대만달러로 양사 모두 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난야의 경우 1달러를 팔면 1.5달러의 손해를 보는 꼴이다. 이번 발표에 앞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일본 엘피다도 451억8000만엔 적자를 기록, 영업이익률이 -70.3%로 떨어졌다.
일본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PC용 D램 가격이 급락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서버나 모바일 D램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데다 미세공정화에서 뒤지면서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돼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 난야, 이노테라 등이 두 자릿수 이상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하이닉스는 추정 영업이익률이 -9%, 미국 마이크론은 8월 결산분기 영업이익률이 -2%대로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메모리 업체와 달리 CPU가 주력인 인텔은 사상 최고 실적행진을 이어갔다. 세계 1위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14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PC CPU 부문 사업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PC용 메모리 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된 메모리 반도체 업계와는 차별화됐다. 인텔은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5억달러 증가한 34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표> 대만 난야, 이노테라 3분기 실적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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